"마냥 어려지고 싶어라"

젊게 보이는 것은 남녀를 불문한 성인 모두의 소망이지만 최근 패션가에는
젊음을 넘어 어려보이기까지 하는 "아동틱" "유아틱"(어린아이 같다는 뜻의
속어) 패션이 활개를 치고 있다.

아동틱패션의 선두주자는 10대에게 인기높은 가수들.

최근 컴백한 가수 김완선씨는 적지않은 나이에도 불구, 알록달록한 원색
의상으로 온몸을 치장하고 나와 "젊은 언니"자리를 회복했다.

그의 트레이드마크는 큼직한 머플러와 코에 걸친 까만 선글라스, 그리고
큼직한 리본 헤어밴드.

흑백 체크무늬 셔츠에 빨강 체크무늬 헤어밴드를 하는 등 코디네이션의
기존 틀은 무시한지 오래다.

깜찍한 반바지에 종아리까지 올라오는 알록달록한 양말을 신어 소품 하나
까지 신경썼다.

"정"으로 인기정상에 오른 혼성5인조그룹 "영턱스"는 바닥을 쓸듯이
풍성한 골반바지(엉덩이에 걸치는 바지)로 "잠옷같은 차림"을 연출하는가
하면 복슬복슬한 스웨터와 동물인형모양 털가방에 인디언소녀같은 땋은
머리로 만화주인공처럼 꾸민다.

남성5인조그룹 "HOT"또한 오리모자(북실북실한 털실로 만든 야구모자로
챙이 오리주둥이를 연상시킨다)에 선글라스를 걸치고 장난스런 차림을 한다.

이밖에도 "주주클럽" "아이돌"등 10대로 구성된 그룹들이 모두 즐겨
"아동틱패션"으로 꾸민다.

이들보다 좀 나이들어 보이는 갈래머리 여학생스타일도 인기.

KBS2TV 주말극 "첫사랑"의 주인공 이승연씨는 A라인 체크스커트와 흰색
스탠딩칼라블라우스, 굽이 낮고 단정한 스트랩슈즈의 "효경스타일"로 주목
받고 있다.

(주)신원의 조은주대리는 "개구쟁이 소년같은 보이시 스타일과 여학생
분위기의 스쿨걸룩은 최근 부는 스포츠룩바람과 겨울무늬 체크소재의 인기와
맞물려 있다"며 청소년에게 파급효과가 큰 젊은 스타들이 주도하고 있어
상당기간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월 1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