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연아저 문학수첩간 6,500원)

"시문학"과 "현대문학"에 각각 시조와 수필로 등단한 작가의 첫
에세이집.

"중년의 어느날 문득 실패자요 피해자인 자신을 자각하면서 견딜 수 없는
자기혐오에 시달리게 됐다"는 작가는 "급기야 늘 반복되는 일상에서
벗어나기 위해 글쓰기를 시작했고 이는 끊임없이 자기내면 진찰과
자기검사의 과정이었다"고 술회했다.

자연스런 글쓰기를 통해 세상속에서, 사회에서, 그리고 사물들속에서
자신의 서있야 할 자리를 찾으려 했다는 설명이다.

따라서 이 수필집에는 작가가 지금까지의 삶에서 체득한 사물의
이치와 세상의 섭리에 대한 탐색과정이 진솔하게 담겨있다.

또 인간탐구를 가장 흥미있는 수필 소재로 꼽는 작가의 취향을 반영하듯
일상을 통해 접하는 가까운 이들로부터 먼 역사속 인물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사람들에 잔잔한 사색을 보여준다.

수필집은 "자기 벗기기" "페페와 남편과 화살의 노래" "보기와 보여주기"
"수인협궤선에 지워진 사랑""길 밖에서 길 안에서"등 다섯단락으로
구성됐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월 1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