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의 영화에 대한 시각이 조금씩 변하고 있는 것같다.

최근 들어 제작방식의 안정을 찾으려는 노력이 엿보이기 때문이다.

올해는 지난해의 사전심의 위헌판결에 따라 보다 탄력적인 영화제작 환경이
조성될 것으로 보인다.

어수선한 과도기현상은 불가피하겠지만 하반기쯤엔 새로운 영화제작및
관람분위기가 정착될 것으로 예상된다.

무엇보다 관객의 의식변화가 주목된다.

예술영화에 대한 인식을 높인 가장 큰 이유가 특정 영화 마니아의 형성과
놀라운 확산력이라고 진단할 때, 영화기획 방향도 자연스럽게 바뀔 것이다.

아직도 대기업이나 충무로가 상업성에만 급급해 영화장르의 개척과 같은
질적 향상을 뒷전으로 미루는 경향이 있다.

많은 영화인들이 저예산영화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데도 "이윤"의 잣대만
들이대는 모습이 안타깝다.

하지만 점차 저예산및 예술영화에 대한 인식변화가 이뤄질 것으로 본다.

97년에는 "산부인과" "몸" "성철"등 3편의 영화를 만들 생각이다.

독립영화 정신을 더욱 발전시키면서 배급및 마케팅은 제이콤과
제일제당씨제이엔터테인먼트에 맡기고 좋은 영화 창작에만 몰두하려 한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월 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