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종교계 지도자들이 새해를 앞두고 온정이 넘치는 가운데 서로간의
경계를 허물어 모든 대립과 갈등이 사라지는 공동체적 삶이 구현되기를
소망하는 정축년 신년사 및 법어를 일제히 발표했다.

다음은 종교 지도자들의 신년사를 간추린 내용이다.

<>송월주 불교 조계종 총무원장

측량할 수 없는 시간의 흐름에 인위적으로 한 점을 찍어 새해라
이름하는 것은 지난날을 돌이켜 보고 앞날의 계획을 서원하기 위함입니다.

올 한해에는 사회의 어둡고 그늘진 곳에 따뜻한 온기가 넘치고 남북간
지역간 계층간 대립과 갈등이 대승적으로 극복되며 청정한 삶과 환경이
사회적 가치관으로 자리잡는 해가 되어야 겠습니다.

<>최훈 한국기독교 총연합회 대표회장

지금 세계는 개방화와 함께 본격적인 경제대전의 시대에 돌입했으며
이를 위한 국제화의 신질서시대를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이에 일천이백만 성도는 진지한 회개와 새해 새 결의로 연합과 일치를
이루어 국력을 결집하고 뜻을 모아 민족통일의 대비와 교회의 갱신과
민족을 개척하는 일에 계속 헌신 봉사할 것을 천명합니다.

<>이성덕 구세군 사령관

올해는 영적 재도전의 해가 되기를 바랍니다.

도처에는 아직도 삶의 고통속에 헤매이고 있는 자들이 있습니다.

저들에게 소망과 용기를 주는 "은혜의 복음"을 전해야 합니다.

그것은 곧 "포로된 자에게 자유를, 눈먼 자에게 다시 보게 함을 전파하며,
눌린 자를 자유케하고 주의 은혜의 해를 전파"하는 것입니다.

<>이광정 원불교 종법사

일찍이 소태산 대종사님께서는 물질문명을 선용할 정신의 힘을 기르지
못하면 물질의 노예로 전락하여 한없는 고통을 당하게 될 것이라고 경계해
주셨습니다.

우리 인류는 크게 각성하여 생존환경에 대한 경외의 마음으로 보은
불공하여 지키고 가꾸어 살아있는 대자연 환경속에서 과학문명과 도학문명을
아울러 꽃피우는 광대무량한 지구촌 낙원을 이룩해 가는 한 해가 되기를
심축합니다.

<>최근덕 성균관장

새해는 소의 해입니다.

소는 너그럽습니다.

여간해서는 노여워하지 않고 묵묵히 제 일만 해나갑니다.

남의 일을 자기 것으로 우기는 그런 시새도 하지 않습니다.

소는 희생으로 살아갑니다.

그리고 다음 세대를 위해 아낌없이 자기자리를 내어줍니다.

소의 해에 즈음해서 소의 지혜를 배워야 하겠습니다.

<>정보성 불교 태고종 종정

눈 속의 매화향기 봄을 맞이하니/
아릿다운 우양이 아이를 안고 조는도다/
조사의 높은 뜻을 별로 묻지를 마소/
평상심이 바로 자상한 부처님의 마음이로다 매화는 차가운 눈속에
향기를 품고/
따뜻한 봄을 맞이하는도다/
수행자는 모진 고행 끝에 정의로운 도를 얻어 자비심을 베풀 수 있게
된다

<>김도용 불교 천태종 종정

우리 모든 국민들의 가슴마다에 지혜와 복덕이 구족하여 번뇌와 고통을
슬기롭게 극복하고 개인적으로나 국가적으로 하고자 하는 일들이 모두
성추되어 이 나라 오천년 민족사에 새로운 이정표를 마련하는 영광의
정추년이 되기를 기원하는 바입니다.

<>각해 불교 진각종 총인

새해는 변화를 요구합니다.

우리를 둘러싼 아집과 이기주의의 경계를 허물고 둥글고 화해로운
세상을 만들어야 합니다.

자기부터 허물을 참회해야 합니다.

상대자의 저 허물은 내 허물의 그림자임을 알 때,더불어사는 지혜가
열리고 사파도 복덕과 지혜 구족한 불보살의 세상이 됩니다.

<>안운산 증산도 종도사

밝아오는 새해에는 전 인류가 원과 한을 모두 풀고 더불어 살아가는
상생의 마음으로 새로 태어나야 합니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2월 2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