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오병 < 동양글로벌 사장 >


인텔사의 최고경영자이며 스텐포드 경영대학의 교수인 앤디 그로브는 그의
최근 저술인 "Only the paranoid survive" 즉, "편집증 환자만이 살아
남는다"라는 다소 과격한 제목의 책 속에서 기업의 최고 경영자의 역할과
21세기를 맞는 기업들이 나가야 할 방향에 대해 새롭게 접근하고 있다.

그는 이 책에서 크고 작은 바람이 끊일 날이 없는 기업계에서 최고경영자의
역할은 나날이 그 비중을 더해가고 있다고 말하고 있으며, 여기에 기업조직
의 건전함이 밑받침되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그는 우선 기업의 최고경영자는 아무리 사소한 변화라도 진지하게 조직및
산업 등의 주변환경에 주의를 기울여야 하며, 이러한 변화가 인지되었을
경우에는 기업내의 자유로운 의견 수렴의 과정을 거쳐서 가능한 신속하게
기업의 방향성에 대해 간결하고 명확하게 결정을 내리고 온 조직의 힘을
새로운 기업 목표에 집중 시켜야만 살아 남을 수 있다고 역설하고 있다.

건전한 조직은 최고 경영자층에서 변화에 대한 기획 및 의사 결정을 거치는
동안 이미 자체적으로 그 변화를 수용할 수 있을 정도의 건전함을 가지고
있어야만 하며, 이러한 변화의 수용과정에서 인력 및 자원의 재배치는
불가피한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이 책에서 기존의 기업환경을 변화시키는 요인은 정적인 상태에서 발생
되었으나, 이제는 유기적이며 동적으로 변화하는 요인들이 기업환경을
송두리째 변화시켜 결국은 산업구조까지 변화시키는 막대한 힘으로 작용
한다고 말하고 있으며 그 힘은 10배속의 변화라고 이야기 되고 있다.

그는 또한 이러한 기업 및 산업의 재편시기를 "전략적 굴곡점"(Strategic
Inflection Point)라는 단어로 표현하고 있다.

이 시점에서 수많은 기업들이 쇠퇴하거나 사멸해 버리기도 하고, 반면에
경영자 및 조직의 태도에 따라서 누구도 따라올 수 없을 엄청난 성장의
기회를 맞기도 하는 것이다.

21세기를 맞이하는 기업경영의 환경은 누구도 예측할 수 없는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 있다.

자사의 생산공장 하나 없이도 세계적인 기업이 되는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국내, 국제시장에서 세계시장으로,유형자산의 시대에서 무형자산의 시대로,
독점의 시대에서 전략적 제휴의 시대로, 그야말로 숨돌릴틈 없이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변화가 불가피한 것이라면 빠르고 명확하게 변화를 위한 새로운 목표를
향해 매진해야 한다.

과거의 영화에만 안주하다가는 개인 뿐만 아니라 기업마저도 이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서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벼리고 말 것이기 때문이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2월 27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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