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의 명화-위기의 남자" (EBSTV 오후 2시10분) =

"제3의 사나이"의 감독 캐롤 리드의 53년작.

2차세계대전 후의 독일을 배경으로 한 지식인이 동.서 베를린을 오가며
암거래를 하면서 정체성을 잃어가는 과정이 냉정하게 펼쳐진다.

감독은 "제3의 사나이"에서 런던의 어두운 모습을 인상적으로 그려냈듯이
동서로 분단된 베를린의 현실을 정교하게 짜여진 화면속에서 어둡고 우울한
정서로 담아낸다.

제임스 메이슨, 클레어 블룸 주연

* "명화극장-스위치" (KBS1TV 오후 10시30분) =

뉴에이지사상이 담긴 전형적인 헐리웃 코미디.

뉴욕 광고회사 중역 스티브는 악명높은 바람둥이.

스티브를 증오하는 여자 셋이 그를 살해한다.

저승에 간 스티브는 자신을 진정 사랑하는 사람을 찾게 되면 천국으로
보내주겠다는 제안을 받고 여자로 환생한다.

멋진 몸매를 가진 여자가 된 스티브는 이복여동생 아만다 행세를 하며
살아가지만 집적거리는 남자들 등살에 여자노릇이 힘들다는 것을 깨닫는다.

스티브의 친구 월터와 사랑에 빠져 비로소 여자가 된 기쁨을 느낀
아만다는 다음 세상에 남자로 태어날 지 여자로 태어날 지 고민한다.

"티파니에서 아침을"의 블레이크 에드워즈 감독이 현대사회에서 성의
혼란을 특유의 가벼운 터치로 그려냈다.

찌그러진 듯한 얼굴에 잘 빠진 몸매가 매력적인 연기파배우 엘렌 바킨이
중성적인 분위기를 풍기며 열연한다.

< 송태형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2월 2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