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제를 설정하라"

뭔가 수집할 때는 먼저 일정한 테마나 방향을 잡는 것이 중요하다.

미술품 컬렉션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수장하고자 하는 작품의 제재 또는 장르를 확실히 정한 뒤 거기에
해당되는 것만을 골라 컬렉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래야 후에 소장품전시회를 열거나 개인미술관을 만들어도 색깔이
분명하게 된다.

투자 차원에서도 "어떤 계열 작품은 누가 제대로 갖고 있다" 또는
"그 장르에는 누가 강하다"라고 알려져야 소장자로서 인정받고 작품 또한
제값을 받을 수 있다.

주제나 장르를 정할 때는 되도록 범위를 좁히는 것이 좋다.

구상화쪽을 택했다면 그중에서 인물 또는 정물 풍경중 한가지만을 집중
공략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더 좁혀 산이면, 산 나무면 나무그림만을 모으는 것도 괜찮다.

30대중반작가의 추상화중 내면풍경을 다룬 작품만을 고르는 것도 한
방법이다.

어쨌거나 잡화상식 컬렉션은 피해야 한다.

이번주에는 꽃그림의 대가 임직순 화백의 "장미" 4호짜리가 580만원,
작고작가 최영림 화백의 종이유화 "가족" 10호짜리가 450만원에 출품됐다.

서양화가 문범씨의 "Slow, Same"은 나무판에 아크릴로 그린 유화로
스케일 큰 옛산수화를 연상케 한다.

나무판의 옆면까지 그림을 연장시킴으로써 회화임에도 불구, 입체적인
느낌을 주는 것이 특징이다.

< 박성희 문화부장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2월 2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