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이냐 유니버설이냐"

크리스마스와 겨울방학을 맞아 국내 무용계의 맞수인 두 발레단이
"호두까기인형"으로 한판 대결을 벌인다.

유니버설발레단은 20~25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국립발레단은 21~28일
국립극장대극장에서 "96 호두까기인형"을 각각 선보인다.

이번 공연으로 국립발레단은 최장공연 (18회), 유니버설발레단은 연속
공연최다 (11회)라는 신기록을 각각 세우게 된다.

"기록과 명성에 걸맞게 정상의 무대로 장식하겠다"는게 양측 (최태지
국립발레단장, 문훈숙 유니버설발레단장)의 다짐이다.

"호두까기인형"은 성탄시즌 단골레퍼토리.

소녀 "클라라"가 크리스마스 선물로 받은 호두까기인형의 도움으로
생쥐군단을 무찌르고 호두까기인형은 왕자로 변해 "클라라"와 환상의
나라로 떠난다는 내용이다.

줄거리는 같지만 두팀의 구성요소는 상당히 다르다.

국립발레단은 "바실리 바이노넨"의 안무작품을 처음 채택, 최단장이
재구성했고 유니버설발레단은 전처럼 "마리우스 프티파" 안무작을
로이 토비아스와 댈러스가 재안무했다.

"마리우스 프티파"는 독일 작가인 호프만의 동화 "호두까기인형과
생쥐왕"을 1892년 처음 발레로 만든 러시아무용가.

그의 안무는 낭만주의 클래식발레의 양식과 전통을 엄격히 지킨 것으로
유명하다.

따라서 유니버설발레단의 춤은 선이 굵고 크며 부드러운게 특징이다.

반면 "바실리 바이노넨"은 러시아혁명 뒤의 인물.

1936년 키로프에서 첫공연된 그의 춤은 사실주의에 바탕을 둬 스토리가
합리적이다.

기법 또한 도약및 회전이 많고 스텝이 복잡하게 이뤄지는 것이 특징.

그런 만큼 국립발레단 무대는 성인발레의 화려한 테크닉을 감상하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단 국립발레단은 어린이들을 위해 동화적 환상요소는 살려두기로 했다.

무대장치 대결도 관심거리.

유니버설은 러시아, 국립은 미국의 무대미술가를초청했다.

유니버설은 서울아트오케스트라, 국립은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에
음악을 맡겼다.

< 박준동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2월 1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