샹송가수 에디트 피아프와 로커 빅토르 최.

각각 "샹송의 여신"과 "러시아 젊은이들의 영웅"이라 불리며 프랑스와
러시아에서 아직도 뜨겁게 추앙받는 이들의 삶은 대부분의 예술가들이
그렇듯 순탄치 못했다.

이들의 드라마틱한 삶과 사랑, 음악에 대한 열정을 형상화한 창작뮤지컬
2편이 연말무대에 오른다.

극단유 (대표 유인촌)와 극단현대극장 (대표 김의경)이 손잡고 6~14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 올리는 "빠담 빠담 빠담"과 서울시립가무단
(단장 이종훈)이 17~22일 세종문화회관 대강당에서 공연하는 "어느곳에도
나의 발자욱은 남아 있지 않다-부제 빅토르 최"가 화제의 무대.

에디트 피아프의 노래에서 제목을 딴 "빠담 빠담 빠담" (백승부 작
표재순 연출)은 가수 윤복희의 40년 무대생활을 기념공연으로 77년 초연
당시 상업극 논쟁을 일으키며 화제를 모았던 작품.

극은 피아프 (윤복희)를 보살피던 작곡가 마르그리뜨 (이용녀)의
회상으로 시작된다.

몽마르뜨언덕에서 노래를 부르며 구걸을 하던 피아프는 르프레
(유인촌)의 눈에 띄어 가수훈련을 받는다.

곧 유명한 가수가 되지만 연인관계로 발전한 르프레를 살해한 혐의로
팬들의 차디찬 외면을 받는다.

이후 사랑했던 레이몽과 이브 몽땅을 차례로 떠나 보낸 피아프는
권투선수 마르셀과 결혼, 행복해하지만 비행기 추락사고로 마르셀이 죽고
아기가 유산되면서 비극적 삶을 마감한다.

초연 당시 배우였던 윤복희 이순재 임동진 기정수 이용녀씨를 비롯,
김성원 권성덕 유인촌 유열 남경주 김남주 박선영 등 인기탤런트 및
뮤지컬 스타들이 총출연한다.

문의 3444-0651.

"어느곳에도 나의 발자욱은 남아 있지 않다" (유익서 작 손정우 연출)는
최근 분위기를 일신한 서울시립가무단이 의욕적으로 만드는 연말무대.

르까라는 젊은이가 빅토르최를 회상하는 장면에서 시작된다.

"키노"라는 록그룹을 결성한 빅토르 (김봉환)는 페스티발에 참가하지만
노래가 저항적이란 이유로 탈락한다.

좌절에 빠진 빅토르는 사랑하는 마리안느 (강효성)와 한국인의 뜨거운
피를 되새겨주는 할아버지로부터 용기를 얻는다.

자유와 인권에 대한 비전이 담긴 그의 노래는 러시아 젊은이들을
열광시키고 빅토르는 그들의 우상이 된다.

그러나 저항정신은 다시 장벽에 부딪치고 그는 의문의 죽음을 당한다.

작곡은 최종혁, 안무는 안애순씨가 맡았다.

김봉환 강효성 이치우 윤영환 왕은숙 등 출연.

문의 399-1669.

< 송태형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2월 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