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7년 봄에는 화사한 꽃무늬와 속이 훤히 비치는 시스루룩 등 화려한
옷차림의 여성들로 거리가 더욱 화려해질 듯하다.

22~25일 서울 삼성동 KOEX 에어돔에서 열린 우리나라의 대표적 패션그룹
SFAA (서울패션아티스트협의회 회장 오은환)의 97년 봄여름컬렉션.

이 자리에서 본 내년 우리나라 패션은 "보다 화사하고 여성스럽게 그리고
날씬하게"로 요약된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봄을 알리는 밝은 꽃무늬프린트.

밀라노 파리컬렉션에서와 마찬가지로 갖가지의 화려한 꽃들이 눈을
즐겁게 했다.

루비나씨는 비닐 시폰 실크등 여러가지 소재에 일관되게 장미그림을
프린트한 "고집스런 시도"로 주목받았고, 배용씨는 하늘색 연녹색 등
부드러운 파스텔톤 바탕에 화려한 꽃과 나비를 넣은 소재를 사용했다.

"섹시룩"도 두드러졌다.

보디수트 (체조복처럼 아래까지 연결된 타이트한 상의)와 힙본팬츠를
함께 입은 사이로 옆구리를 살짝 드러낸 차림 (루비나), 뒷면에 5~6개의
커팅선을 집어넣어 맨살이 보이게 한 수트 (박항치) 등 옷사이로 맨살이
드러나게 한 디자인도 많이 보였다.

여름이면 늘 그렇듯 시스루룩도 강세.

속이 훤히 비치는 완벽한 시스루룩은 물론 시스루 소재를 여러겹 겹쳐
입어 분위기를 완화한 것도 많다.

얇은 시폰을 두겹 겹쳐 투톤효과를 내거나 (송지오), 주황 노랑 연두
보라색 시스루 소재를 겹쳐 전통 활옷처럼 만든 긴 스커트 (오은환)는
"중복 시스루룩"의 대표적인 경우.

"롱&슬림" 실루엣도 여전히 맹위를 떨쳤다.

커리어우먼룩 유행을 등에 업고 실용복에서 "패셔너블한 의상"으로
완전히 자리를 굳힌 바지정장은 모두 스판혼방의 탄력성 뛰어난 소재나
광택소재 등 날렵하고 몸매를 잘 드러내는 원단으로 만들어졌다.

해외 유명 오트쿠튀르에서 많이 사용된 "오블리크 네크라인" (한쪽
어깨만 드러낸 비스듬한 목선처리, 루비나)과 구겨진 종이처럼 바스락
거리는 레이온 소재 (진태옥.오은환)도 간간이 눈에 띄었다.

패션관계자들은 그러나 이번 컬렉션에 대해 "기본 수준은 유지했으나
아쉬운 점이 많았다"고 평한다.

같은 디자인에 색상만 다른 옷을 10여벌 연속해 내놓은 것이나
팝아트풍의 프린트물을 2년이상 사용한 것은 무성의한 인상을 줬다는 것.

머리모양과 신발 메이크업 등 소품과 음악 등 전체를 조화시키는 노력도
더욱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장소도 문제로 지적됐다.

야외 가건물인 에어돔은 먼지가 많이 나 쇼 후반에는 눈이 따가울
정도였으며, 면적도 예전의 대서양관 (2,500~3,000여명 수용)보다 작아
(2,000여명) 쇼장 밖에서 화면으로 본 관객도 상당수였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1월 30일자).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