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듬과 비트, 시각적 코미디가 희한하게 어우러진 이색퍼포먼스 "스텀프
(STOMP)"가 19~30일 서울 호암아트홀에서 펼쳐진다.

"발을 세게 구르다"라는 의미의 스텀프에는 한줄의 대사나 특별한
줄거리, 어떤 선율도 등장하지 않는다.

평범한 티셔츠차림의 흑인 백인 라틴계 젊은이들이 나와 신체 각
부분이나 주위의 널려 있는 사물들을 두들기고 부딪치면서 도발적인
리듬을 만들어낸다.

나무빗자루 지포라이터 싱크대 쓰레기통뚜껑 신문 종이봉지 막대기
양철쓰레기통 성냥갑 등이 주로 쓰이는 타악기.

여기에 폭소를 자아내는 코믹한 몸동작, 정확한 비트, 치밀한 안무가
더해져 새로운 양식의 신명나는 무대를 꾸민다.

누구나 심심할 때 손가락을 딱딱거리거나 발을 구르고 테이블을
두들기면서 장단을 맞추는 원초적인 행위를 공연화한 자체가 기발하고
신선하다.

제작팀이 밝히듯 "모든 것에는 리듬이 있다.

모든 것에는 음악이 있다"는 파격적인 아이디어에서 출발했다.

언뜻 전위적으로 보이지만 상업적이고 대중적인 색채가 강하다.

코카콜라를 비롯한 여러 상품의 CF에 자주 나오는 것도 신세대의
감성에 잘 들어맞기 때문이다.

영국의 길거리에서 출발했지만 미국 대중문화 냄새가 물씬 풍긴다.

91년 에딘버러페스티벌에서 "길거리 코미디뮤지컬"에 연극적 기법을
가미해 첫선을 보인 뒤 94년 뉴욕 오프 브로드웨이로 진출한 이래
지금까지 연일 매진사태를 기록하고 있다.

또 미국 전역은 물론 유럽 홍콩 일본 칠레 등 가는 곳마다 세계
젊은이들을 열광시켰다.

이번 서울공연에는 현재 일본 순회공연중인 영국 오리지널팀이 온다.

스텀프의 공동 창시자인 루크 크러셀, 스티브 맥니콜라스를 비롯
드러머 연극배우 무용가 등 다양한 경력의 배우 11명으로 구성돼 있다.

맥니콜라스는 "무에서 유를 창조해내는 것이 스텀프의 메시지"라며
"쓰레기통이나 못쓰게 된 가재도구, 잡다한 산업용품을 이용하는 것
자체가 쓰레기문화와 기존문화 개념에 대한 도전"이라고 말했다.

이 독특하고 따끈따끈한 "직수입 문화상품"에 우리 관객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에 벌써부터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문의 3458-1393

< 송태형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1월 1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