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환 추기경과 팝스타 마이클 잭슨의 만남이 과연 성사될 것인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천주교 서울대교구가 10일 오후 4시로 예정됐던 김추기경과
마이클 잭슨의 면담 일정을 14일 오전 11시로 갑작스레 변경하면서 성사
여부가 종교계와 가요계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는 것.

특히 이 일정 변경은 한국 공연을 추진하면서 각종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데다 어린이 성추행 혐의 등 도덕성을 의심받고 있는 인물을
김추기경이 꼭 만나야 하느냐는 비판이 없지 않은 시점에서 나온 것이어서
관심을 모은다.

그동안 마이클 잭슨이 벌여온 평화운동과 각종 불우이웃돕기 등을 높이
평가, 그의 면담 요청을 받아들였던 김수환 추기경과 천주교 서울대교구가
적지 않은 반대여론으로 부담을 느꼈던 만큼 면담 일정을 자연스레
취소하려는 것 아니냐는 조심스런 추측마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14일 오후부터 김추기경이 천주교주교회의에서 참석하게 돼 있어
마음만 먹으면 모양새를 갖춰 일정을 취소할 수도 있다는 것.

이에대해 서울대교구측은 "마이클 잭슨의 요청에 따라 10일 오후 4시
추기경 집무실에서 만날 예정이었으나 이날 김추기경의 일정이 워낙
빠듯해 14일로 변경할 수밖에 없었다"며 "월요일 면담 일정의 취소 논의는
아직 없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교계 안팎에서는 현재까지 도덕성을 의심받고 있는데다
천주교신자도 아닌 마이클 잭슨 (여호와의증인 신도)을 특별한 사안도
없는데 김추기경이 굳이 만날 이유가 없지 않느냐는 의견이 우세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 김수언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0월 1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