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은 돈으로 미술품을 구입하려 할 경우 창작품과 복제품을 구분해야
한다.

판화나 조각은 같은 작품이 2개 이상 있을 수 있으며 따라서 이것은
복수미술품이라고 부른다.

그러나 복제품이란 작가의 창의적인 작품이 아니라 박물관에 있는
유명작품 혹은 고미술품등을 그대로 본떠 만든 상품이다.

얼핏 같거나 비슷해 보일 수 있지만 복수미술품과 복제품은 완전히
다르다.

미술품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가치가 달라지고 따라서 투자의 대상이
될 수 있지만 복제품은 상품인 만큼 장식용으로 사용하는 것은 모르되
투자가치와는 거리가 멀다.

겸재 정선이나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그림이 아무리 뛰어난 것이라고
해도 누군가 그것을 본떠 그린 것이나 프린트한 것은 소장가치가 없다.

물론 인테리어효과면에서는 어설픈 화가의 그림보다 유명작가의
인쇄물이 한결 뛰어날 수 있다.

따라서 적은 돈으로 구입할 때는 용도를 정확히 판단, 투자를 고려한
것이라면 복제품을 사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특히 조각의 경우 복제품과 창작품의 구분이 어렵고 복제품의 경우
오히려 그럴 듯하게 보이는 것이 많으므로 작품의 내역을 상세히 살피는
것이 필요하다.

판화 역시 옵셋프린트물과 혼돈되는 경우가 있으므로 작가의 연필
사인여부를 잘 확인하는 것이 좋다.

어떤 경우라도 화단에서 검증된 작가의 작품인지를 꼼꼼히 살펴야
한다.

작품은 많지만 정작 시장성을 갖는 것은 한정돼 있기 때문이다.

"생활속에서-중도"의 이왈종씨는 독창적이고 열정적인 작업으로
화단에서 인정받는 중진한국화가, "오리"의 이강소씨는 서양화단의
중견이다.

"조화"의 박헌열씨는 이탈리아에서 수학한 유망조각가, "둥지"의
임영재씨는 꼼꼼하고 성실한 태도와 창의적인 작품으로 인정받는
판화가다.

< 박성희 문화부장 >

(한국경제신문 1996년 9월 1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