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착화된 고비용 저효율의 경제구조가 국가경쟁력을 갉아먹고 있다는
목소리가 드높다.

저효율구조 타파를 위해 기업들이 경쟁적으로 도입한 신경영기법은
현시점에서 그다지 만족스런 성과를 낳지 못하고 있다.

경제위기의 한 요인이다.

이같은 시점에서 이순철 홍익대교수(41.경영학)가 변화의 흐름을
올바로 읽어내는 통찰력을 제공하고 여러 신경영기법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구축할 것인가 하는 방법론을 다룬 "정보화시대의 신경영"
(청양간)을 펴냈다.

일반적인 신경영이론 소개서와 달리 이 책은 IBM 제록스 등 미국의
초우량 100대 기업과 삼성종합건설 대림산업 등 20여 국내기업들의 경영
혁신과정을 연구한 저자의 경험을 바탕으로 쓰여졌다는 점에서 주목되고
있다.

"신경영이론을 접한 독자들로부터 정보화.세계화시대에 맞는 책을
요청받으면서 신경영이론의 정확한 개념을 제시하자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정확한 개념을 알아야 구체적인 방법론을 모색하고 신사업.파생사업
등 사업영역을 넓힐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백지상태라고 가정하고 단계별로 신경영 구축 방법론을 모색했다는
이교수가 매스 커스터마이제이션, 열린 경영, 유통업무의 경영혁신,
정보기술을 이용한 새로운 비전 등 총10장으로 꾸며진 이 책에서
강조하는 두가지 요점은 매스 커스터마이제이션(Mass-Customization)과
정보화의 흐름이다.

"대량생산과 고객화의 합성어인 매스 커스터마이제이션은 규모의
경제가 갖는 이점과 고객 개개인의 취향에 맞춘 제품의 장점을
접목하자는 것이지요.

많은 사람들이 대량생산체제의 용도 폐기를 얘기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경영기법과 정보기술의 발달로 인해 충분히 가능한 부분이지요"

이를 위해서는 제품은 공장에서 생산돼야 한다는 고정관념의 타파와
고객 개개인을 위해 제품과 서비스를 전달하려는 인식이 갖춰져야
한다는 이교수는 실례로 크리에이트 어 북사는 주인공의 이름을
수요자의 이름으로 바꿔 어린이 개개인을 위한 고객화된 책을 즉석에서
판매한다고.

"고객만족경영의 경우도 막연히 고객을 만족시켜야 한다는 총론이
아니라 업무중 구체적으로 실현할 세분화된 지침이 내려져야 한다는
점에서 재검토돼야 합니다.

방향 설정도 중요하지만 매일매일의 기업활동속에서 그 방향을 어떻게
충족시킬 것인가 하는 문제가 고려돼야 하지요"

이어 이교수는 흔히 정보기술을 컴퓨터시스템으로 잘못 이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컴퓨터시스템 자체가 아니라 그것이 갖고 있는 기능이 무엇이며 그
기능을 업무속에서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가, 혹은 활용해야 하는가를
알면 충분하다는 것.

저자는 서울대 산업공학과와 한국과학기술원을 나와 미MIT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한국기업의 리엔지니어링 사례" "금융업 리엔지니어링"
"신경영기법" 등의 책을 냈다.

< 김수언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9월 1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