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있는 연출과 독창적인 영상감각으로 주목받고 있는 유럽감독들의
영화 3편이 안방팬을 찾는다.

아키 카우리스마키감독의 "레닌그라드 카우보이 미국에 가다"(우일영상),
트란 안 훙감독의 "씨클로"(SKC), 쥬세페 토르나토레감독의 "스타메이커"
(스타맥스)등이 그것.

핀란드 시네마테크운동의 기수이자 컬트영화의 거장 아키 카우리스마키
감독의 "레닌그라드 카우보이 미국에 가다"는 미국 연주여행에 나선
세계최악의 록밴드가 펼치는 해프닝을 날카로운 풍자와 독설적인 유머로
풀어낸 블랙코미디물.

핀란드에서 활약하던 "레닌그라드 카우보이"는 아메리칸 드림을 안고
미국으로 향한다.

하지만 형편없는 실력때문에 길거리로 쫓겨난 그들은 미국 팝음악을
섭렵하며 대륙횡단 콘서트를 시작한다.

카우리스마키는 딱따구리부리 모양의 헤어스타일과 코가 긴 구두,
무표정한 얼굴과 어눌한 행동등 내용과 불협화음을 이루는 주인공들의
캐릭터속에 컬트적인 색채를 짙게 담는다.

또 스토리를 구성하는 각각의 에피소드를 함축적인 자막과 정적인
영상으로 그려낸다.

슬리피 슬리퍼즈주연.

94년 데뷔작"그린 파파야 향기"로 칸영화제 황금카메라상을 수상한 트란
안 훙감독의 "시클로"는 사회주의와 자본주의의 틈새에서 방황하는 베트남의
현실을 그리고 있다.

유일한 생계수단인 시클로를 건달패에게 빼앗긴 소년은 갱단에 들어간다.

한편 소년의 누나를 사랑하는 갱단의 보스는 그녀에게 매춘을 알선하고
그녀는 사랑때문에 매춘을 거부하지 않는다.

결국 두사람의 사랑은 예정된 파국으로 치닫고 소년은 마약운반을 위해
시클로의 핸들을 잡는다.

베트남계 프랑스감독인 트란 안 훙은 골목골목을 누비는 시클로의 행로를
따라 선악과 빈부의 갈등으로 신음하는 베트남을 낱낱이 해부한다.

핸드 헬드 카메라를 사용한 역동적인 화면과 베네통광고를 연상시키는
강렬한 색채대비가 감독의 영상감각을 엿보게 한다.

지난해 베니스영화제 그랑프리 수상작.

양조위, 트란 누 옌케주연.

"시네마천국"으로 칸영화제 심사위원특별상, 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등을
수상한 이탈리아감독 주세페 토르나토레의 "스타메이커"는 영화와
인생이라는 두 테마를 섬세하게 아우르고 있다.

유니버설 스카우터로 가장한 조 모렐리의 꾐에 빠진 마을사람들은
음성만 녹음되는 카메라 앞에서 저마다의 이야기를 털어놓는다.

그러던 어느날 고아소녀 베아타를 만난 모렐리는 양심과 사랑에
눈뜨지만 사기죄로 경찰에 체포된다.

"시네마천국"의 속편격에 해당하는 이 영화는 로드무비와
네오리얼리즘적인 색채속에 소시민의 굴곡진 인생사를 따뜻한 웃음에
담아낸다.

시민들의 고백이 수록된 필름의 파노라마와 엔니오 모리코네의 감성적인
음악이 교차하는 결말부에서 주세페식 영화사랑을 읽을수 있다.

지난해 베니스영화제 심사위원대상 수상작.

세르지오 가스텔리토, 티지아나 로다토주연.

< 정한영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8월 17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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