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일 상명대교수(38.중문학과)가 중국인의 이면을 생생하게 그려낸
현장리포트 "중국인은 화가 날수록 웃는다"(청맥 간)를 펴냈다.

95년 배낭을 메고 중국대륙을 종단하면서 보고 느낀 내용을 담아 "얼굴없는
중국"을 펴낸 데 이어 이번에는 중국인들의 내면세계와 다양한 사회.경제.
정치적 현상 뒤에 숨겨진 목소리를 찾아내고 있는 것.

"한국사회의 중국에 대한 이해도는 일본에 비해 한참 뒤처져 있습니다.

과거사는 물론 앞으로의 관계에 있어서도 그 중요성이 강조될 수밖에
없는 한.중.일 3국관계를 고려할 때 중국에 대한 분명한 이해는 매우
중요합니다.

상호간의 동등한 관계를 위해 꼭 필요한 부분이지요" 저자는 정치.경제적인
관점에서 극히 단순화된 통계와 수치를 나열하는 식으로 접근해서는 중국과
중국인을 제대로 이해하기 힘들다며 이러한 인식은 지금은 물론 앞으로의
대등한 관계설정에도 걸림돌이 될수 있다고 말한다.

"이 책은 언어문화학을 전공한 학자의 입장에서 현장탐험을 통해 중국의
실체에 보다 가까이 접근하려는 시도입니다.

대중적인 문체로 중국인의 특이한 행동 사유 언어를 추적, 그 특성들을
밝혀내려 했지요.

앞으로도 56개 민족에, 크게 나눈 방언만도 270개에 이르는 중국을 해부
하는 작업을 계속할 생각입니다" 김교수는 한국과 일본의 중국에 대한
이해도 차이는 얻어진 정보를 해석하는 능력의 차이에 기인한다고.

한 예로 93년 중국에서 약4,500년전에 사용된 고대문자가 발견됐을 때
국내신문은 기사와 함께 갑골문자 자료사진을 마치 새로 발견된 문자인양
게재했지만 아사히신문은 인민일보를 인용, 보도하며 실었다고 밝혔다.

"그후 이 띵공(정공)문자 해독에 수많은 중국과 일본의 고대문자 전문가들이
동원됐지만 한국에서는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았습니다.

현재까지의 연구에서 동이족이 사용한 문자일 가능성이 많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현상적인 문제에만 집착하는 우리의 특성을 그대로 보여주는 대목이지요"

중국관련 연구가 축적되지 않고 제자리 걸음만을 계속한다고 지적한
김교수는 당장의 경제적.정치적 필요성에만 집착, 통계수치만 붙들고 중국행
비행기에 오르는 일이 얼마나 어리석은 일인지를 이 책을 통해 설명하려
했다고 밝혔다.

사람과 땅의 성격을 모르고 꾸리는 비즈니스보따리가 얼마나 허황된
것인지를 일깨우고 싶다고.

"착각의 삼국지" "중국인을 속이라는 건 아니야" "일곱색깔 중국인,
잃어버린 동이족" 등 총4개장을 통해 저자는 치파오를 벗고 배꼽티를 입은
것이 현재 중국이 변화하는 모습의 전부라고 생각한다면 쉰즈(순자)가
말하는 병법의 기본인 "눈속임"장을 다시 읽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김수언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7월 26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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