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력조직 두목과 여의사의 순수한 사랑을 그린 "돌아서서 떠나라"
(이만희작 채윤일연출)가 신촌 산울림소극장에서 공연되고 있다
(6월25일~9월15일).

"돌아서서 떠나라"는 극단산울림(대표 임영웅)이 창작극 활성화를
위해 기획한 "오늘의 한국연극-새작품.새무대 "의 첫작품.

"그것은 목탁속의 작은 어둠이었습니다" "불좀 꺼주세요" "피고지고
피고지고" 등을 통해 작품성과 대중성을 함께 획득한 이만희씨의
최신작이다.

극은 수녀가 된 채희주(정경순분)와 죽음을 앞둔 사형수 공상두
(한명구분)의 마지막 면회장면에서 시작된다.

채희주는 마지막 인사대신 그를 "여보"라고 부른다.

시간은 거슬러 올라가 2년6개월의 잠적끝에 채희주 앞에 불쑥 나타난
공상두.

인턴 1년차인 여의사와 상처투성이의 중환자로 만났던 두사람은 신앙과
같은 "절대적 사랑"에 빠졌었다.

재회의 기쁨도 잠시.

상대조직의 거물 5명을 살해하고 산속으로 피신했던 공상두가 자기대신
사형선고를 받고 복역중인 충복 엄기탁을 위해 자수하겠다며 나타난 것.

긴 이별을 예감한 채희주는 공상두를 졸라 그날밤 둘만의 약식결혼식을
올린다.

작별을 망설이는 공상두에게 건넨 채희주의 마지막 한마디는 "돌아서서
떠나라".

무거운 내용임에도 불구하고 극은 경쾌하고 발랄한 터치로 진행된다.

연기파배우 한명구와 정경순의 호흡도 뛰어나다.

특히 결혼식을 올릴 때 슬픔을 억누르며 우스꽝스러운 모습을 연출하는
두 배우의 연기는 관객을 웃지도 울지도 못하게 만든다.

이만희씨와 채윤일씨의 첫만남치고는 눈에 띄는 신선한 대목이 없는
것이 아쉬움.

334-5915

< 송태형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7월 20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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