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의 비디오시장 참여움직임이 가속화되고 있다.

현대그룹계열사 금강기획과 진로그룹의 여성전문채널 GTV는 기존의 극장
영화사업과 케이블TV에 이어 홈비디오사업을 새롭게 시작, 입체적인 영상
산업전략을 구사중이고, 제일제당도 영화제작에 참여한 경험을 살려
홈비디오사업에 적극 나설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비디오사업이 21세기 고부가가치산업으로 급부상중인 영상
산업에서 하나의 중심축을 형성하는데다 방송이나 영화에 비해 리스크가
낮은 시드머니(종자돈)역할을 담당하는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에따라 스타맥스와 드림박스를 거느린 삼성영상사업단, 우일영상과
시네마트를 보유한 대우, 세계 굴지의 프로테이프 제조업체인 SKC등 기존의
대기업에 현대 진로 제일제당등이 가세, 연 3,000여억원의 비디오시장을
둘러싼 치열한 각축전이 예견되고 있다.

"태풍의 눈"에 비유되는 현대는 금강기획 영화사업팀내에 실무진을 구성,
올하반기 시장참여를 목표로 유통망과 프로그램 수급방안에 대한 시장조사를
진행중이다.

유통망은 직판쪽으로 가닥을 잡고,프로그램수급은 압구정동에 건립중인
영화관과 프랑스 카날 플러스사외에 미메이저직배사 확보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의 진출이 이처럼 가시화되는데 대한 기존업계의 경계눈초리도 만만치
않다.

만약 현대가 미메이저직배사와 손잡을 경우 비디오시장의 판도변화가
불가피한데다가 비디오매체가 프로테이프에서 DVD로 옮아갈 경우 비디오CD와
DVD에 집중투자하고 있는 현대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모두 석권할
가능성마저 점쳐지고 있기 때문이다.

영상산업을 사업다각화의 주요방향으로 설정한 진로그룹도 영화제작과
극영화비디오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94년말부터 교육 건강 다큐멘터리등 기획물을 내놓던 GTV는 판매대행사
보선미디어를 통해 이달부터 극영화 3~4편을 출시하는 한편 CD롬 CD-I등
멀티미디어사업에도 손을 뻗치고 있다.

GTV 영상사업팀의 관계자는 자체 방영프로그램과 제작지원중인 영화를
비디오로 제작, 복합적인 영상산업라인을 구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제일제당은 영화제작을 전담하는 자회사 제이콤과 스티븐 스필버그,
제프리 카젠버그등과 공동출자한 드림웍스-SKG의 작품을 대기업직판사를
통해 내놓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또 홍콩의 제작사와 활발한 물밑접촉을 벌이고 있으며 영화와 비디오를
연계한 극영화 렌탈시장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업계관계자들은 이와관련, "영상산업에 대한 전반적인 재정비와 투자가
선행되지 않으면 국내 비디오시장 전체를 미 메이저직배사들에 내주는
사태가 생길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 정한영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7월 2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