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40년 부처님오신날 기념 KBS 열린음악회가 26일 오후 6시30분
방송된다.

이번 열린음악회가 개최된 것은 지난 18일.

오후 8시부터 2시간여동안 1만여명의 경주시민이 참가한 가운데
천년고찬 불국사 앞뜰에서 펼쳐졌다.

사찰 내에서 대중음악공연이 이뤄지기는 불교역사상 이번이 처음이다.

무대는 청운교 앞마당, 객석은 무대에서 백운교쪽으로 퍼지는 부채꼴
형태로 꾸며진 이날 음악회는 아름다운 자연풍광속에 대중음악과 클래식,
불교음악이 어우러진 무대로 관객과 출연자 모두의 감탄을 자아냈다.

은은한 범종소리가 울리는 가운데 가수 이광조 안상수 박남정의
"솔개" 합창으로 시작된 음악회는 이광조의 "오늘같은 밤", 안상수의
"어제 오늘 그리고" 등이 이어지면서 열기를 더했다.

또 국악인 김영임이 룸비니어린이합창단과 함께 부른 "탑돌이",
김태곤의 "망부석" "송학사", 통도사 시명스님의 "석굴암"
"청산에 살으리랏다" 등의 순서는 불국사의 경건하고도 수려한 분위기와
함께 객석 전체를 사로잡았다.

비구와 비구니, 그리고 일반시민이 함께 열창하는 모습을 보여준
이번 공연은 불교가 대중속으로 성큼 다가가는 계기가 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불교조계종은 몇해전부터 열린음악회 공연을 추진했으나 수행도량인
사찰에서 대중음악공연을 여는 것이 불가정서에 맞지 않는다는 의견에
부딪쳐 어려움을 겪다 대중과 함께하는 불교론이 힘을 얻으면서 결실을
보게 됐다.

< 김수언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5월 2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