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휘자 정명훈씨가 현대무용가 육완순씨와 함께 "사라져가는 생물의
보전"을 주제로 96 서울 환경 예술제를 펼친다.

세종문화회관과 (주)CMI가 "서울을 환경과 예술의 도시로 가꾸자"는
취지로 지난해에 이어 마련한 행사.

음악극 (오션월드)으로만 꾸몄던 작년과 달리 올해에는 교향곡
(그리고 신은 고래를 창조했다)과 무용극 (공해없는 동물의 축제) 등
다채로운 무대로 구성한다.

19일 오후 7시30분, 20일 오후 5시 세종문화회관 대강당.

교향곡 "그리고 신은 고래를 창조했다"는 미국에서 활동중인 현대음악가
알란 호바네스의 작품.

신이 바다에 이어 고래를 창조하고 그 끝에 인간을 만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인간이 바다를 오염시켜 고래를 죽이는 것은 신의 섭리를
거스르는 것이라는 내용을 담았다.

바이올린과 관악기로 표현한 지구탄생 당시의 혼돈으로 시작,
현악기들의 불협화음으로 나타낸 파도소리에 이어 녹음한 고래울음
소리가 오케스트라 음악을 삼킬만큼 크게 울리는 것으로 끝맺어 생태계
파괴의 심각성을 일깨운다.

70년작으로 우리나라에서는 초연.

정명훈씨 지휘로 서울시향이 연주한다.

무용극 "공해없는 동물의 축제"는 한국 현대무용계의 대모로 불리는
육완순씨와 지휘자 정명훈씨의 합작품.

사냥꾼 투투와 후크가 환경운동으로 벌이가 시원찮게 되자 한탕 할 계획
아래 동물의 사육제를 연 뒤 축제가 무르익자 공해물질을 풀어 동물들을
죽이려 하지만 어린이들과 동물들의 지혜로 숲은 다시 평화를 찾게 된다는
내용.

어린이를 위한 음악극으로 끝부분에서 관객 모두가 "푸른숲 맑은 공기를
돌려주세요"라고 외치도록 했다.

20분동안 14개의 작은곡이 연주되게 되어있는 "동물의 사육제"를
부분적으로 반복하거나 순서를 바꿔 총 40분짜리로 만들었다.

무대위 숲속에 오케스트라를 배치한 뒤 어린이 30명 등 50명이 춤추도록
(안무 육완순) 만들어 동화속 풍경을 빚어낼 예정.

무대미술은 신선희씨가 맡았다.

지휘자 정씨는 "지난해 "오션월드" 공연 이후 꾸준히 환경관련 음악을
찾던중 브리튼의 어린이오페라 "노아의 방주"와 "그리고 신은 고래를
창조했다"를 입수했고 면밀히 검토한 끝에 이해가 쉬운 작품으로
골랐다"고 밝혔다.

문의 547-5694

< 조정애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4월 1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