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의전당이 마련한 기획프로그램 "조성진과 함께하는 오페라산책"이
22~23일 예술의전당 토월극장에서 열렸다.

이날 공연을 시작으로 11월까지 두달에 한번씩 이틀간 총 10회에
걸쳐 열리는 이 프로그램은 오페라전문 연출가인 조성진씨 (예술의전당
예술감독)가 연주곡들을 직접 소개하고 오페라 내용을 설명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요즘 한창 유행하는 비슷한 성격의 공연들이 하나의 오페라 작품을
집중적으로 조명하는 데 비해 이번 무대는 매회 "슬픔" "사랑" 등 다른
주제의 곡들을 들려주는점이 특징.

오케스트라 대신 피아노 반주가 이용되고 또 지명도 높은 기성 성악가
대신 예술의전당이 오디션을 통해 선발한 신인들을 무대에 세워 신선한
바람을 일으켰다.

조씨는 개막 공연에서 "관객들이 오페라의 재미를 만끽하면서 비판적인
안목도 갖출수 있도록 꾸며 나가겠다"고 말하고 "또 공연을 통해 재능있는
신인을 발굴, 전문 오페라 배우로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이러한 시도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관객들의 발길을 모으고 그들의
호응을 얻어내는 것이 관건.

그러나 22일 열린 개막 공연은 관객들을 지속적으로 끌어들이기에는
다소 미흡했다는 지적이다.

유명 오페라의 중창곡들로 짜여진 레퍼토리를 신인들로만 구성된
출연진과 피아노 반주로만 소화하기엔 다소 벅찬 감이 없지 않았다는것.

오페라 무대에 처음으로 데뷔하는셈인 출연자들중 몇몇은 돋보이기는
했지만 전체적으로 경직된 분위기여서 완전한 화음을 만들어내지 못했다.

조성진씨의 해설도 오페라 입문단계의 관객에게는 충분치 못했다는 평.

한편 관계자들은 "예술의전당이 모처럼 자체기획해 마련한 이번
프로그램이 오페라의 대중화 모색이라는 본래 취지를 살리려면 음악적인
완성도나 구성에서 관객을 보다 만족시킬 방안을 찾아야 할것"이라고
지적했다.

< 송태형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3월 2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