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섭 <삼일회계법인 대표>

현대자동차 150만대를 수출한 것과 같은 수익을 올렸다고해서 화제를
모았던 스티븐 스필버그의 영화 "쥬라기공원"의 원작자 마이클 크라이튼.

그는 소설"쥬라기공원"에서 마이언 말콤이라는 수학자가 혼돈이론의
나비효과를 원용하는 과정을 통해 해먼드 섬에 설치된 쥬라기공원이 원래의
계획대로 움직이지 않을 것임을 예측하고있다.

쥬라기공원의 속편인 "잃어버린 세계"에서도 말콤은 혼돈이론에서
한걸음 더나아간 복잡성이론을 가지고 생명의 발생에서부터 진화와
멸망의 과정을 설명한다.

사회과학분야를 주로 공부한 대부분의 우리나라 경영자들은 고등학교와
대학의 교양과목시간 이후로는 자연과학분야를 접할 기회가 거의 없어
과학이나 기술분야에 문외한이 될수밖에 없다.

따라서 일반소설에 등장하는 과학이론조차 이해가 어려운 경우를
종종 당하게 된다.

과학기술이 위대한 발전을 거듭하여 21세기 인류 운명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로 등장한 지금 이 분야에 대한 기술적인 이해는 이제 모든
사람의 필수적인 소양이 되고있다.

과학칼럼가 이인식씨가 월간조선과 과학동아에 발표한 스물아홉편의
글을 모아 펴낸 "미래는 어떻게 존재하는가"는 21세기를 맞이하는 우리
경영자들이 최소한으로 알아야 할 과학지식의 핵심을 유려한 필체로
알기쉽게 소개하고있다.

이 책에는 생명과 현생인류의 기원, 죄수의 딜레마게임, 노화와 장수등
인류의 본질에 관한 사례와 프랙털 기하학, 혼돈, 복잡성 과학등 비선형
세계의 모습, 정보사회의 미래상,나노기술로 대변되는 21세기 과학기술의
가능성과 함께 인공생명의 연구동향과 인류와 지구의 미래에 대한 다양한
견해가 실려있다.

특히 크라이튼의 소설에서 인용되는 비선형의 세계를 소개한 3장의
내용은 압권이다.

21세기 초우량기업의 비전을 달성하기 위해 노심초사하는 경영자들이
선견과 통찰력을 갖추고 사고의 폭과 차원을 넓히는데 크게 도움을
받을수있는 책으로 일독을 권하고싶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3월 2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