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는 감동과 재미가 어우러져 하모니를 이루는 교향악이다.

재미에만 치중하면 흥행에는 성공할지 모르지만 여운이 없고 감동쪽을
욕심내다 보면 재미가 없다.

"홀랜드 오퍼스"는 이 두가지를 훌륭하게 조화시킨 휴먼드라마.

음악을 사랑하는 주인공의 개인적 삶과 교사로서의 갈등이 오선지 위의
되돌이표처럼 맞물려 이어진다.

위대한 작곡가가 꿈인 홀랜드 (리처드 드레이프스)는 우여곡적끝에
음악교사로 세상에 나선다.

첫 수업에서부터 의욕을 잃은 그는 클라리넷 연주에 자신없어 하는
여학생 랭을 돌보며 차츰 정을 붙인다.

"너의 어디가 가장 마음에 드니"

"머리칼요. 저녁 노을 같대요"

"그럼 노을을 연주하렴".

학생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깨달은 그는 밴드부를 만들고 베토벤대신
비틀즈를 가르친다.

여기까지는 흔한 얘기.

그러나 그에게 청각장애아가 태어나면서 영화는 새로운 음계로 옮아간다.

음악적 사형선고나 다름없는 이 비극앞에서 고뇌하던 그는 존 레논의
죽음을 계기로 아들이 음악을 이해한다는 걸 알고 청각장애 아들을
위한 "불빛콘서트"를 마련한다.

존 레논의 "아름답고 귀여운 내 아들아"를 수화를 하며 부르는 아버지의
모습은 눈물겹다.

30년후 그는 재정긴축으로 교단을 떠난다.

짐을 챙겨 나서던 그는 낯익은 음악소리에 강당문을 연다.

그곳에는 30년간 그가 가르쳤던 학생들이 모두 모여 고별콘서트를
준비하고 있다.

복받치는 감정을 억누르며 자신의 초연작품 "아메리카 교향곡"을
지휘하는 그에게 주지사가 된 랭은 능숙한 클라리넷 연주로 화답한다.

"선생님 손길이 닿지 않은 삶은 없습니다.

저희들은 선생님의 교향곡입니다"

닉슨사임과 반전데모 등 시대상을 다큐형식으로 처리한 기법이 다소
이질적이지만 진정한 삶의 의미를 되새기게 하는 작품이다.

올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후보작.

( 23일 동아 롯데예술 개봉 )

< 고두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3월 23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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