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브랜드 넥타이 그만 맵시다"

비싼 로열티를 지불하는 외국의 유명브랜드 넥타이나 스카프 대신 우리나라
전통문양이나 미술작품을 이용한 넥타이나 스카프를 제작, 보급하자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국립중앙박물관과 한국문화재보호재단등 국.공립기관은 물론 순수미술작가
들까지 문화예술과 패션산업을 연계시키는 이른바 패션문화상품 제작에 적극
나서고 있다.

문화예술계와 패션계에 동시에 불고 있는 이같은 바람은 WTO (세계무역
기구) 출범에 따른 개방화 추세로 국가간 경쟁이 치열해져 고부가가치 문화
상품의 개발 필요성이 절실해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국립중앙박물관은 3월말까지 대호물산과 계약, 넥타이등 전통문양을 바탕
으로 한 패션상품 제작사업을 본격화한다.

박물관측은 지난해말 디자인실 신설후 넥타이 5종과 스카프 4종및 티셔츠의
시제품을 내놓았는데 이에 대한 반응이 의외로 좋자 대량생산을 시도하기로
한 것.

디자인실이 컴퓨터를 이용해 고구려벽화와 조선시대 도자기, 옛그림등 전통
문화유산에 나타나는 각종 문양을 현대화시켜 대호물산에 넘겨주면 이곳에서
넥타이와 스카프등 상품을 제작하게 된다.

한국문화재보호재단의 한국전통민속공예관도 최근 12개 공방을 이용해
넥타이등 다양한 패션상품을 개발해냈다.

공예관의 경우 전문디자이너 2명이 수작업으로 우리 고유문양을 현대화해
공방으로 넘겨주면 장인들이 각자의 감각을 살려 상품으로 만들어낸다.

그런가하면 현대미술을 도입한 브랜드도 등장, 눈길을 끌고 있다.

텍스타일디자이너 김진구씨가 만든 "티드"(Tid)가 그것.

현재 서울 진화랑에서 개인전을 열고 있는 황주리씨의 그림을 응용한
넥타이와 스카프를 시판중(1세트 12만원)인데 전시장을 찾은 관람객은 물론
일반인들로부터 직수입품보다 좋다는 평을 얻고 있다.

티드는 이에 따라 서양화가 하동철씨의 작품도 곧 상품화할 예정이다.

이밖에 정경연(홍익대) 이신자(덕성여대) 유리지(서울대) 김옥조(이화여대)
김홍자(미몽고메리대)교수등 5명의 공예작가는 최근 "레 코핀느"(여자친구들
이라는 뜻)라는 그룹을 결성, 세련된 감각의 생활용품을 개발하기로 뜻을
모았다.

< 고두현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3월 1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