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용평을 쓰기 시작한 69년부터 지금까지의 무용관련자료를 정리하다
보니 스크랩북으로 10권이 넘더군요.

먼지가 수북히 쌓인 자료를 사장시키기 아까와 책으로 묶었습니다"

시인이자 무용평론가인 김영태씨(60)가 회갑기념 춤자료집 "풍경을
춤출 수 있을까" (눈빛 간)를 펴냈다.

크라운판 420쪽에 이르는 방대한 분량의 이책에는 30여편의 춤대본과
사진자료, 직접 디자인한 무용포스터와 공연프로그램, 무용가에 대한
인물소묘, 신문 잡지 등에 기고한 평문, 공연장 스케치글 등이 오롯이
담겨 있다.

이책은 무엇보다 우리 무용계의 생생한 현장기록이라는 점에서
귀중한 자료적 가치를 지닌다.

전국의 대학도서관을 비롯, 미국 링컨센터의 한국 춤자료관에도
보낼 예정.

"이것저것에 관심이 많고 다니길 좋아하다 보니 시와 무용.음악평을
모두 쓰게 됐습니다"

자신을 "자유로운 풍경인"이라고 말하는 그는 지금도 공연장에서
살다시피 하며 한달에 100장이상의 무용평을 쓰고 있다.

"4월26일 호암아트홀에서 열리는 "춤작가 12인전"에서 이정희씨
(중앙대 교수)의 "풍경"에 출연합니다.

지난해 내놓은 열다섯번째 시집 "남몰래 흐르는 눈물" (문학과 지성사
간)을 형상화한 작품인데 커피를 갈고, 스탠드를 켜고, 담배를 피우며
서성거리는 일상생활을 연기하는 거죠"

처음이자 마지막 출연이 될거라고.

그는 홍익대 서양화과를 나와 59년 "사상계"를 통해 등단했다.

현대문학상 서울문화예술상 등을 수상했고 89년 제3대 무용평론가회
회장을 지냈다.

현재 국립무용단과 "객석"의 자문위원으로 한국예술종합학교 음악원에
출강중.

15권의 시집과 산문집 "물위에 피아노", 무용평론집 "멀리서 노래하듯",
음악평론집 "음의 풍경화가들"을 냈다.

출판기념회는 19일 오후 7시 신라호텔 다이너스티룸.

문의 763-9215.

< 정한영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3월 1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