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기업과 경제의 침체를 인간을 중심으로 하던 초기 기업이념이 퇴락
하는 과정을 통해 살펴보고 있습니다.

일본기업과 경제가 함께 살기 위해서는 경제가 부흥하던 시절의 기업이념을
되찾아야 한다는 사실을 강조하는 것이지요"

공자의 75대 직계손인 공건이 일본에서 생활하며 일본의 기업경영과 유학
이론의 관계를 조명한 "논어와 비즈니스의 세계" (이상호역 성균관출판부간
원제:논어와 일본기업)를 번역, 출간한 이상호씨(성균관대강사)의 설명이다.

이씨는 우리식 경영기법 창출이 강조되고 있는 시점에서 이책은 일본기업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를 비롯한 유교문화권에서 필요한 기업경영의 토대와
비전을 담고 있다고 소개했다.

"논어속에 담긴 사상적 내용과 유교가 일본과 일본 기업인에게 끼친 영향,
21세기를 맞는 기업인이 가져야할 태도를 차례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속에서 일본기업인뿐 아니라 모든사람이 보편적으로 지녀야할 삶의 덕목
과 자세, 지식을 전달하고 있죠"

중국화보사 주일특파원으로 근무했던 저자 공건은 유교자본주의(공자자본
주의)의 논리를 밑바탕으로 이책을 펴냈다.

동아시아지역의 비약적인 경제발전을 보면서 이 지역의 문화적 공통성에
주목하게 됐고 그 과정에서 유교자본주의론을 제기한 것.

"유교자본주의론의 두드러진 특징으로는 교육의 중시, 정부와 기업간의
긴밀한 관계, 가족 향토 동문등을 중심으로 한 대가족개념, 도덕.윤리적
사회관계, 강한 문화적 동질감을 들 수 있습니다.

동아시아지역의 급속한 경제발전요인을 올바로 설명했느냐 하는 문제와
관련, 유교자본주의론에 대한 논란이 없지 않지만 유교가 동아시아지역의
경제발전에 영향을 끼친 문화요인의 중심이라는 사실은 부정하기 어렵다고
봅니다"

이 책의 저자는 세계적 경제대국 일본의 경영시스템에 균열이 일고 있음을
강조한다.

풍요로운 사회속에서 끊임없이 개인의 자유추구 욕구에서 초래된 가족주의
집단의 붕괴와 최근 급속히 확산되고 있는 종신고용이나 연공서열의 파기가
일본식 경영시스템의 변질로 연결됐다는 것.

이러한 변화가 기업체질의 강화로 연결될지는 몰라도 일본식 시스템의
변질을 초래하게된 이상 시스템에 대한 새로운 전환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21세기를 눈앞에 둔 시점에서 이익만을 추구하고 젊은층이 미국화되며
그로 인해 나라자체가 변질되는 상황이 일본만의 문제가 아닌 만큼 우리의
기업이념도 다시 검토해야할 것입니다"

이 책은 "논어가 일본식 경영을 뒷받침하고 있다" "논어로 본 21세기의
기업경영" "논어로 본 경영관리의 비법" "논어로 본 경영자의 아홉가지
조건" "젊은 사업가가 성공하기 위한 논어의 아홉가지 조건"등 총 8장으로
구성됐다.

< 김수언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3월 1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