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극도 보고 메주도 사올 수 있는 이색 공연마당이 펼쳐진다.

국악공연과 장터를 접목시킴으로써 메마른 도시인들로 하여금 고향의
멋과 맛을 만끽하게 하는 색다른 프로그램을 기획한 곳은 서울 서소문의
정동극장 (대표 홍사종).

정동극장은 18~26일 "박범훈과 함께하는 정오의 신나는 국악여행"
(오전 10시30분~오후 2시)과 "신토불이 국악장터" (낮 12시20~50분)를
함께 마련, 시어머니와 며느리가 나란히 판소리도 즐기고 쇼핑도 할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생활과 문화가 결합된 공연예술"을 목표로 문화의 사각지대와
틈새문화시장을 개척해온 정동극장이 "추억의 클래식, 추억의 소리"
(2월)에 이어 꾸민 96년 두번째 기획프로그램.

공연과 장터가 하나의 문화공간을 이뤘던 전통장터를 현대적으로 재현,
쌈지마당에서는 "신토불이 국악장터", 지하공연장에서는 국악공연을
펼친다.

"신토불이 국악장터"는 농협중앙회와 공동 주관한다.

충북 청풍의 메주, 양평의 간장과 된장, 화개장터의 감잎차와 두충차,
영월의 고춧가루, 경북의 능금주스, 울릉도의 오징어 등 팔도 특산물을
판매하고 장담그는법 강좌도 열 예정이다.

점심식사를 위해 장터국수와 파전을 팔고 공연장 입장객에게는 캔녹차를
무료 제공한다.

"박범훈과 함께하는 정오의 신나는 국악여행"에는 안숙선명창 국립국악
관현악단 국립무용단 국립창극단 풍무악패 등이 출연, 창작국악 판소리
창극 국악대중가요 사물놀이 민요 등 다채로운 레퍼토리를 선사한다.

극장장 홍씨는 "샐러리맨과 주부 등 문화예술과 먼 사람들을 공연장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틈새시간을 이용한 기획공연을 계속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문의 773-8960

< 정한영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3월 1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