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6년 아카데미 후보작들이 잇따라 개봉된다.

엠마 톰슨이 주연.각색한 "센스, 센서빌리티"와 이탈리아 영화
"일 포스티노", 샤론 스톤주연의 "카지노"가 9~16일 선보인다.

3편 모두 작품성이 뛰어난데다 주연배우들의 개성연기가 돋보여
일찍부터 영화팬들의 기대를 모아온 영화다.

"센스, 센서빌리티"는 영국 작가 제인 오스틴의 원작을 현대감각으로
영상화한 로맨틱 드라마.

"결혼피로연" "음식남녀"로 명성을 떨친 대만출신 이안 감독이
연출했다.

올해 골든글로브 최우수작품상과 베를린 영화제 대상을 휩쓸었으며
아카데미상 7개부문 후보에 올라 있다.

제목 "센스, 센서빌리티"는 몰락한 가문의 자매를 상징하는 단어.

영화는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맏딸 엘리너 (엠마 톰슨)와 정열적이고
감성적인 둘째딸 마리앤 (케이트 윈슬렛)이 귀족청년 에드워드
(휴 그랜트)와 바람둥이 윌러비 (그렉 와이즈) 사이에서 펼치는
사랑이야기를 유머와 풍자를 곁들여 풀어나간다.

사회적 지위와 재산이 인격의 척도가 되고 결혼이 여자의 유일한
무기였던 19세기 영국 사회가 배경.

아름다운 사랑은 감성과 지성이 조화롭게 결합됐을 때 완성된다는
주제를 그림같은 풍경위에 수놓고 있다.

"일 포스티노"는 지중해의 작은섬을 무대로 노시인과 우체부의 우정을
그린 예술영화.

71년 노벨문학상을 받은 칠레의 국민시인 파블로 네루다 (필립 누아레)가
이탈리아로 망명, 나폴리 주변의 한 섬에 머문다.

물밀듯 늘어나는 우편물을 감당하지 못한 우체국장은 어부의 아들
마리오 (마시모 트로이지)를 고용한다.

처음엔 어떻게 하면 여자들의 관심을 끌어볼까 하고 네루다에게
접근했던 마리오는 차츰 시인의 감수성에 이끌려 진정한 시와 은유의
세계에 눈뜨게 된다.

한편의 서정시를 연상시키는 이 작품은 마리오의 뛰어난 내면연기로
빛을 더한다.

약한 심장때문에 괴로움을 당하던 그는 고통과 열정에서 우러나는
혼신의 연기를 끝으로 촬영을 마친 다음날 숨져 팬들을 안타깝게 했다.

작품상 등 4개부문 후보작.

"카지노"는 라스베이거스에서 일확천금을 모은 카지노 대부의 인생
유전을 극화한 것.

타고난 도박꾼 에이스 (로버트 드 니로)는 마피아와 결탁, 카지노업으로
엄청난 돈방석에 앉는다.

미모의 사기도박꾼 진저 (샤론 스톤)를 만나 결혼하지만 사랑보다
돈에 눈먼 진저는 옛남자와 도피행각을 벌이고 에이스의 경쟁자 니키
(조 페시)와도 불륜관계를 맺는다.

마피아와의 관계가 노출되고 카지노마저 위태로워지자 보스들은 증인을
하나하나 살해한다.

이 와중에 니키도 제물이 되고 진저는 돈을 탕진한채 마약과용으로
목숨을 잃는다.

그러나 자동차폭발에서 구사일생으로 살아난 에이스는 새로운 곳에서
"증권도박"에 열중한다.

샤론 스톤이 여우주연상 후보로 지명됐다.

< 고두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3월 9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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