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밝고 환한 원색옷을 즐겨요.

때로는 남들이 깜짝 놀랄 정도죠.

흑백옷은 어떤 틀에 나를 가두는 것같아서 피해요"

극단 에이콤의 음악감독 박칼린씨(29).

첼로 판소리 작곡 연기 등 모든 장르를 즐기고 현실적 계획과 무관하게
오로지 배우겠다는 욕심 하나로 서울대대학원 국악과에 진학한 사람답게
그의 옷입기 첫째원칙은 자유다.

좋아하는 브랜드는 "리바이스".

501청바지는 10년도 넘게 애용한다.

미 "헤인즈"상표의 라운드 면셔츠도 빠뜨릴수 없는 옷.

러닝셔츠를 연상시키는 단순한 형태가 마음에 들어서다.

사진속 반코트는 쌍방울"기비"제품.

"학교나 극단에서는 청바지 차림이죠.

정장은 제가 차려입은 걸 봐도 놀리지 않을 사람을 만날 때만 입어요"

그는 한국인 아버지와 리투아니아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출생지는 미국.

초등학교 저학년과 고등학교 시절을 부산에서 보냈고 미 캘리포니아
예술대 졸업후 한국에 와 91년 대학원에 들어갔다.

"굳이 두 나라의 옷차림을 비교하고 싶지는 않지만 한국여성들의
경우에는 자연스러움이 부족한 듯해요.

너무 검정옷 일색이죠"

어디에서나 완벽한 정장을 입는 것도 세련되지 않아 보인다고.

그가 국내에서 연극을 시작한 것은 89년.

연극 "여자의 선택"(극단반도)에 출연했고 뮤지컬 "명성황후"에서는
작.편곡 노래지도를 맡았다.

논문 "외국인이 쓴 한국소재의 음악연구"를 마친뒤 에이콤에서 좀더
일하다가 대본부터 음악까지 직접 제작한 작품을 무대에 올리는 것이
꿈이다.

< 조정애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2월 2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