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릇은 음식을 담는 본래의 기능 외에 장식적인 요소도 뛰어난
생활용품.

특히 옛그릇들은 쓰임새가 다양하고 모양도 여러가지여서 잘만 활용하면
주방기구로서뿐만 아니라 인테리어 용품으로도 요긴하다.

설날을 앞두고 이같은 전통공예그릇을 전시 판매하는 기획전이 마련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1일부터 경복궁내 한국전통공예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96설날맞이
전통생활그릇전"이 그것.

3월11일까지 계속되는 이 전시회에는 중요무형문화재 기능보유자와
전승공예 명인 40명이 500여가지의 각종 그릇을 출품했다.

민속명절의 정취를 담은 제기용품에서 반상기세트 시루 쟁반 등
부엌세간까지 실용성과 예술성을 갖춘 크고 작은 살림도구가 고루 갖춰져
있다.

가격은 2,000원에서 최고 200만원까지 다양하다.

가장 인기있는 품목은 유기(놋그릇)와 목.칠기 제기용품.

중요무형문화재 김근수씨의 유기 원앙그릇(2인용 15만원) 수저세트(3만원)
제사촛대(7만원) 등이 잘나가는 제품으로 꼽힌다.

경기도무형문화재 김문의씨의 주발세트(7만원) 쟁반(5만원)
향로(6만~9만원) 등도 장식성이 뛰어나 찾는 사람이 많다.

칠기.소목류로는 찻숟갈(2,000원.김차봉작) 죽쟁반(1만8,000원.강종열작)
바루(3만~7만원.김을생작) 등이 있고 포도문양념통(3만원.임일남작)
찜기(2만6,000원.한일상작) 등 도자류도 눈길을 끈다.

왕골로 짠 동고리(6만원.한순자작)와 색지로 만든 육각접시(5,000원.
상기호작) 팔각상(8만원.이재원작)은 토속정취와 그윽한 향기를 함께
느끼게 한다.

밥맛에 민감한 사람은 돌솥(2만~4만6,000원)이나 무쇠솥(3인용
2만4,000원)을 골라도 좋을 듯.

옹기제품으로는 중요무형문화재 이내원 이학수 이화영씨의 작품이
한꺼번에 나와 있다.

5만원짜리 약탕기와 4만~10만원짜리 양념단지를 비롯 식힘사발(1만원)
시루(6만원) 항아리(10만원)등 다양한 용품들이 진열돼 있다.

경복궁을 관람하다 우연히 공예미술관에 들렀다는 주부 김민희씨(42)는
"실용적이면서도 예쁜 물건들이 많다"며 "백자양념통(1만6,000원) 1개와
옻칠 제사젓가락(5,000원)을 구입했다"고 말했다.

이번 전시회를 기획한 고상열 한국전통문화사업단이사(61)는 "중간상인을
거치지 않고 생산자와 직거래하기 때문에 가격이 시중보다 30~50%정도
싸다"면서 일반인들의 반응이 좋아 기획전 규모를 확대하고 6~7월께에는
모시 삼베 부채 사기 등 여름용품전시회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입장시간은 오전9시~오후4시, 매주 화요일 휴관, 토.일요일도 문을 연다.

전화주문 가능.

734-0131~2

<고두현기자>

(한국경제신문 1996년 2월 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