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의 해를 맞아 문학서적 출간이 활기를 띠고 있다.

장기불황에 시달리던 출판계가 문학의해를 계기로 활력을 되찾으면서
굵직굵직한 문학물을 잇따라 기획하고 있는 것.

또 한국번역문학금고 설립이 본격화 되면서 우리문학의 외국어 번역
작업도 활기를 띠고 있다.

민음사 창작과비평사 문학과지성사 문학동네 등 주요 단행본 출판사
들은 올해 소설부문에 중점을 두면서 시, 문학전집, 번역서 출간도
대폭 늘린다는 계획을 세웠다.

민음사(대표 박맹호)는 지난해의 2배수준인 25권의 소설을 출간한다.

시부문은 30권 분량의 시인총서를 기획, 김수영 이후 90년대까지
각 시대를 대표하는 30인의 시선집을 내기로 했다.

또 "김동리 문학전집"을 상반기중 완간하고, 괴테, 톨스토이, 헤세
전집과 릴케시선집도 출간할 예정이다.

올해 창립 22돌을 맞는 창작과비평사(대표 김윤수)는 연초 신예
김도현씨의 장편 "로그인"을 출간한데 이어 송기숙 송상옥씨의 소설집을
내놓고, 창비시선으로 이성복 이시영 이재무 성원근 김진경 김수영
최영숙씨 등의 시집을 만든다.

이밖에 이동순 논문집 "민족시의 정신사"와 민족문학사연구소가 엮은
"19세기 한국문학사의 성격", "한국현대대표단편선"(전 9권 최원식 편)도
기획했다.

문학과지성사(대표 김병익)은 김원일씨의 소설 "불의제전"을 재출간
하고 김주영씨의 "야정", 임철우씨의 "불의 얼굴"을 펴낸다.

또 박상륭 서하직 박성원 신경숙 배수아씨의 소설집을 잇따라 출간
한다.

문학동네(대표 강병선)는 윤대녕씨의 장편소설과 "어른을 위한 동화
시리즈" 첫권으로 안도현씨의 "연어이야기"를 펴내고 존 파울즈 등
외국작가의 소설을 집중적으로 소개할 방침이다.

해냄(대표 송영석)은 김홍신 고원정 김한길 구효서 주인석 이명행씨의
장편과 구비문학에서 현대시소설까지 다룬 "한국문학총서"(전 6권)를
준비중이며, 문이당(대표 임성규)은 한승원의 "아제 아제 바라아제"
완간과 이승우 장편, 100권짜리 "시와 산문시리즈"를 기획해 놓았다.

세계사(대표 최선호)도 박상우씨의 장편 "호텔 캘리포니아", 함정임
최성각씨의 창작집, 박상순 함민복 정끝별씨의 시집을 펴낸다.

출판사들의 문학붐과 함께 한국문학의 해외번역작업도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올해 번역될 작품은 줄잡아 30권.

박완서씨의 소설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가 불어,
황동규씨의 시집 "풍장"이 독일어, 김원일씨의 장편 "겨울골짜기"가
일어로 번역돼 나온다.

그간의 해외출간이 영어 불어권역에 집중됐던 것과 달리 올해는 독일
네덜란드 스웨덴 체코 아랍지역 등으로 언어권역이 다변화된다.

한편 지난해말 문학의해조직위원회 인선문제로 탈퇴를 선언했던
민족문학작가회의(회장 송기숙)가 1월31일 "문학의 해"사업에 동참키로
함으로써 문학의 해는 한층 행보가 빨라지게 됐다.

< 고두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2월 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