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예술단 (이사장 김상식)이 창단 10주년 기념 공연으로 뮤지컬
"애랑과 배비장" (원제 : 살짜기옵서예, 최창권 작곡 유경환 연출)을
31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무대에 올린다.

창단 10년을 맞아 국민과 함께 호흡하는 단체로 다시 태어날 것을
공표하고 나선 서울예술단이 그 첫사업으로 가족뮤지컬 "애랑과 배비장"을
공연하는 것.

66년 예그린악단이 "살짜기옵서예"라는 제목으로 초연한 이 뮤지컬은
신임 목사를 따라 제주에 온 배비장이 기생 애랑을 만나 온갖 수난을
겪은뒤 마침내 사랑을 찾는 과정을 풍자와 해학이 가득한 무대로 꾸미고
있다.

국내 최초의 현대적 뮤지컬로 꼽히는 "살짜기옵서예"는 초연당시
김영수(극본) 최창권(작곡) 임영웅(연출)씨 등의 스탭진에 패티김(애랑)
곽규석 (제주 목사) 김상림(배비장)씨 등이 공연팀으로 참가, 대단한
인기를 모았다.

특히 주제가 "살짜기옵서예"는 지금까지 중장년층에게 친숙한 대중
가요로 남아 당시의 인기를 반영하고 있다.

다섯번째 리바이벌되는 이번 공연은 78년 세종문화회관 개관프로그램의
하나로 마련된 이후 18년만에 다시 이뤄지는 것.

78년 연출을 맡았던 표재순 SBS 프로덕션 사장이 총감독을 맡고
유경환씨가 연출 및 기술감독, 최창권씨가 음악, 정재만 숙대 교수와
양성옥 서울예술단 무용 감독이 안무, 송관우씨가 무대미술을 담당한다.

또 애랑역의 이정화 신동희씨, 배비장역의 박철호 유희성씨를 비롯
제주목사 송용태, 방자 이희정 박석용, 정비장 박원목씨 등 100여명의
서울예술단원이 출연, 초대형 무대를 꾸민다.

연출자 유경환씨는 "최근 잇달아 선보인 브르드웨이 뮤지컬과는 확연히
구분되는 한국적 뮤지컬로 형상화, 서울예술단의 고정레퍼토리로 만들 것"
이라며 "해외공연이 기획돼 있는 만큼 제주지방의 향토색을 있는 그대로
담아내고 싶다"고 밝혔다.

"애랑과 배비장"은 서울공연 (2월4일까지)에 이어 2월27일~3월20일
대전 광주 포항 등 지방 순회 공연을 갖는다.

미 LA나 중국 등지의 해외 공연도 추진중.

한편 서울예술단은 창단 10주년을 맞아
<>가무악 "전설" (5월31일~6월3일 예술의전당 토월극장)
<>뮤지컬 "아! 고구려" (10월12~17일 예술의전당)
<>무용극 "광화사" (11월 문예회관 대극장) 등을 공연할 계획이다.

또 "서울예술단 10년사" 발간, 뮤지컬 대본 공모, 창단 기념식을 겸한
대표작 갈라쇼(Gala show) 등을 추진중이다.

< 김수언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월 2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