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그룹의 서남재단 (이사장 이관희)이 문학과 지성사 (대표 김병익)와
함께 동양학 진흥을 위한 "동양학술총서"를 발간키로 해 화제.

현재 학술서적 출간을 지원하는 대기업 그룹은 대우 (대우총서,
민음사 간)와 현대 (아산재단연구총서, 집문당 간)가 있는데 여기에
동양그룹이 가세한 것.

동양학에 관한 국내외의 연구성과와 동양고전들을 매년 5권정도씩
지속적으로 출간한다는 것이 서남재단과 문학과지성사의 계획.

편집위원은 최원식 인하대 교수, 정문길 고려대 교수, 백영서 연세대
교수, 전형준 충북대 교수, 신창동 변호사 등 5명이 맡았다.

최근 출간된 제1권 "동아시아의 문제와 시각"에는 동아시아권에
관한 국내외연구논문 13편이 수록됐다.

고병익 전서울대총장은 이책에 실린 "동아시아 나라들의 상호소원과
통합"을 통해 한자.유교문화권으로서 세계 어느 지역보다 장구한 문화적
영속성을 지닌 한.중.일 세나라가 당대이후 엄격한 쇄국정책에 의해
표면적인 통합 이상으로 상호 단절돼 왔다고 지적했다.

뚜 웨이밍 미 하버드대 교수는 "유가철학과 현대화"에서 동아시아의
자본주의 모델이 "시장경제로 대표되는 자본주의적 모델도 아니고
계획경제로 대표되는 사회주의적 모델도 아니다"라는 점에 주목,
유교자본주의를 제3의 대안으로 제시했다.

아리프 딜릭 미 듀크대 교수는 "아시아-태평양권이라는 개념"에서
태평양은 처음 스페인령호수에서 영국령호수로, 다시 미국령호수로
주인을 바꿔갔으며 태평양전쟁은 바로 미국령에 대한 일본의 도전이라고
해석했다.

이책에는 또 중화사상의 논리를 분석한 이성규 서울대 교수의
"중화사상과 민족주의", 일본의 동양개념 조작을 밝힌 스테판 다나카
미 클라크대 교수의 "근대일본과 동양의 창안" 등이 실렸다.

동양학술총서 2권 "동아시아 문화사 연구" (고병익 저)와 3권
"중국역사지리-문화권의 기원과 변천" (류제헌 저)은 이달말께 나올
예정이다.

< 고두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월 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