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음악계는 신예부터 노장에 이르기까지 많은 연주자들이 내한,
어느해보다 풍성해질 전망이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세계정상을 넘보는 차세대주자들의 연주회가
많은 점.

88년 파바로티 콩쿠르 우승이후 파바로티, 도밍고, 카레라스의 빅3를
이을 "제4의 테너"로 불리는 미남성악가 로베르토 알라냐가 3월에
내한하는데 이어 5월에는 12세의 천재 소녀피아니스트 헬렌황이
서울 연주회를 갖는다.

6월에는 신세대 바이올리니스트의 선두주자인 길 샤함, 7월에는 막심
벤게로프, 8월에는 신동으로 주목을 끌었던 첼리스트 마트 하이모비츠가
국내 음악팬에게 인사한다.

거장들의 내한공연도 적지 않다.

8월로 예정된 파바로티, 도밍고, 카레라스 3인의 무대는 1,250만달러
라는 거액의 개런티 때문에 협상이 난항중이지만 성사될 경우 올해의
최대이벤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또 바흐의 "무반주 첼로모음집" 전곡 앨범을 출반, 화제를 모은 거장
로스트로포비치가 6월에 오고, 이보다 앞서 5월에는 그의 제자인
미샤 마이스키가 크렘린챔버오케스트라를 이끌고 국내팬들과 다시 만난다.

백발이 성성한 거장들이 지휘하는 교향악단의 연주가 이어지는 것도
음악팬들을 설레게 하는 대목.

볼프강 자발리슈가 이끄는 필라델피아심포니 (협연 정경화)와
스베틀라노프 지휘의 러시아국립교향악단이 5월에 화려한 모습을 보이고,
한국이 자랑하는 지휘자 정명훈이 이끄는 런던심포니가 11월에 내한한다.

샤를르 뒤트와의 프랑스국립오케스트라가 4월, 리카르도 샤이의
암스테르담 로열콘체르토헤보우오케스트라와 리카르도 무티의
라스칼라필하모닉오케스트라 (협연 장한나)가 9월, 주빈 메타의 빈필이
10월에 각각 내한한다.

이밖에도 오스트리아방송교향악단 (2월), 샌프란시스코오케스트라 (3월),
베를린방송교향악단 (5월), 키에프필, 빈심포니 (11월), 레닌그라드심포니
(12월) 등 10팀이상의 교향악단들이 잇따라 한국을 찾는다.

외국에서 활동하는 한국출신 음악가들도 차례로 고국무대를 마련한다.

지난해 광복50주년기념 "세계를 빛낸 한국음악인 대향연"에 출연해
화제를 모은 소프라노 홍혜경 (5월) 조수미 (10월) 신영옥 (12월)씨가
각기 독주회를 갖고, 피아니스트 백건우 (5.11월) 백혜선 (3월),
바이올리니스트 데이빗김과 줄리엣강 (6월), 소프라노 권해선 (5월)씨도
각기 독주 또는 협연으로 기량을 펼친다.

< 조정애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월 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