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단에서는 올해 무엇보다 30대작가들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특히 여성작가들의 소설이 인기를 끌었고 자전적 성장소설도 많이
나왔다.

여성작가의 선두주자는 신경숙 공지영씨.

신씨는 지난해의 베스트셀러 "깊은 슬픔"에 이어 올해 산업체 특별
학급에 다니면서 문학에 대한 열정을 키웠던 자신의 성장기를 그린
"외딴 방"을 내놓았고, 공씨는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의 영화화
작업에 매달리는 와중에도 "고등어"로 인기를 모았다.

신예그룹에 속하는 김미진 배수아 이혜경 김형경씨의 작품도 눈길을
끌었다.

김미진씨는 그림과 영화의 이미지를 활용한 장편 "모짜르트가 살아
있다면"으로 일약 스타가 됐으며, 배수아씨는 "푸른사과가 있는 국도"와
"랩소디 인 블루"로 신세대의 상실감을 독특하게 표현했다.

이밖에 구효서씨가 "깡통따개가 없는 마을" "라디오 라디오"를 통해
전통적인 소설미학을 보여줬으며, "남쪽 계단을 보라" "옛날 영화를
보러갔다" 등의 윤대녕, "너희가 재즈를 믿느냐"의 장정일, "고아떤
뺑덕어멈" "장석조네 사람들"을 발표한 김소진씨 등도 탄탄한 글솜씨를
보여줬다.

시부문에서는 정현종 오규원 황동규 김지하 정진규씨 등 중진들의
활동이 왕성했으며 곽재구 김혜순 김승희씨의 작품과 김기택 이윤학
송찬호씨의 시집도 주목을 받았다.

< 고두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12월 2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