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시대의 세계경제는 예외지역을 두지 않는다.

어느 한곳의 불황은 곧 전세계로 파급된다.

세계각국 경제를 두루 살피는 전방위예측이 필요한 것도 이때문이다.

매년 50여명의 각 분야전문가들을 동원,세계경제의 향방을 점치는
것으로 유명한 영국의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지의 "더 월드 인" 96년
한국어판이 나왔다(신한종합연구소 편역,고려원간).

이책은 각국의 변화를 예견하는 한편 산업별동향도 파악해 내년 한해
세계의 움직임을 정치 경제 사회 모든 면에서 조감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부록으로 신한종합연구소의 한국경제전망을 싣고 있는 것도 특기사항.

94년부터 회복세를 보여온 세계경제는 95년에도 미국경제의 호조에
힘입어 3.8%의 성장을 기록했다.

이 책은 내년에도 경제성장은 이어지며 아시아권역의 활발한 성장이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물론 세가지 불확실성은 있다고 전제한다.

미국 공공재정의 위기와 일본은행의 위기, 그리고 멕시코 등 신흥
개도국의 좋지 않은 재정상태를 들고 있다.

가장 우려되는 것은 미국의 대외자산이라고 지적한다.

80년 미국의 순대외자산은 3,000억달러였는데 오늘날에는
7,000억달러이상의 순대외채무를 안고 있다.

미국재정이 위태로우면 그만큼 세계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심각한
것이라는 주장이다.

7월 애틀랜타 올림픽을 치르는데 이어 11월5일에는 대통령선거를
실시하는 등 어느때보다 바쁜 한해를 보내게 될 미국은 그러나 전반적인
경제불황을 맞지는 않으리라고 예측한다.

한편 95년 엔고여파로 극심한 불황을 겪은 일본은 불황의 수렁에서
빠져나오기 위해 안간힘을 쓰겠지만 쉽지 않을 것이며 실업률도 3.5%에
달할 것이라고 내다본다.

또 이같은 경제불황은 결국 정치쇄신등 새로운 개혁추진의 신호탄이
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유럽연합은 40년의 역사가운데 가장 어려운 시기를 맞게 되리라고
점친다.

96년중 통합헌법에 관한 정부간 회의와 단일통화문제등에 대한 최소한의
성과를 얻지 못한다면 길을 잃고 헤맬 수도 있다고 분석한다.

특히 통일비용으로 타격을 받고 있는 독일과 프랑스가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은 4월 총선에서 여당이 다수당이 되지 못하고 이에따라 경제개혁도
심한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원화의 약세에 따른 수출호황은 96년에도 계속되고 성장률은 7.7%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산업동향에서는 WTO체제의 출범으로 96년 농산품 국제교역규모는
840억달러로 늘어나고 가격도 올라갈 것으로 예측했다.

반도체시장의 한국진출이 두드러져 3대 한국 D램반도체 제조업체의
투자규모가 일본반도체업계 전체의 투자액을 능가하고 주문형비디오가
현실화되며 지구촌을 잇는 초정보고속도로도 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 오춘호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12월 2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