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작가 정종명씨(50)가 두번째 역사소설 "대상"(전2권.한경간)을
펴냈다.

얼마전 "신국"에서 허균을 주인공으로 내세웠던 그가 이번에는 조광조를
중심인물로 끌어내고 있다.

허균이나 조광조는 역사상 가장 선이 굵은 이상주의자였으나
정치적으로는 수구세력에 패퇴한 불행한 인물들.

"대상"은 중종반정으로 권력을 휘어잡은 박종원 남곤 심정등 보수세력과
이에 맞서 개혁정치를 주창하는 조광조 사이의 갈등이 중심축을 이룬다.

작가는 여기에 조광조 못지않은 비중을 가진 서용근이란 가공인물을
등장시킨다.

조광조가 정치가이면서 이상주의자라면 서용근은 기업인으로서
현실주의자.

보부상출신인 그는 보수세력과의 정경유착을 통해 육의전 도행수의
자리에까지 오른 입지전적 인물이다.

벼슬아치들의 온갖 조롱과 핍박속에서도 전국의 보부상을 규합해
지배계급에 대항하는 그는 천민들의 신분향상을 위해서도 노력한다.

소설은 이들 두 사람의 어긋난 운명을 그리면서 공신과 후궁들간의
알력, 권력자에게 꽃으로 팔려가는 숱한 미희들의 애환등을 함께 보여주고
있다.

"권력과 부의 결탁은 필연적으로 부패를 낳습니다.

요즘 온 나라를 뒤흔들고 있는 비자금파문도 같은 맥락이죠.

이 소설이 과거를 통해 오늘을 비추는 "역사의 거울"로 읽혀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그는 여태까지의 역사소설과 달리 문체나 어투를 현대적인 감각으로
바꾼 것도 살아있는 역사의 숨결을 생생하게 전달하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45년 경북봉화 태생인 그는 서라벌예대 문예창작과를 졸업했으며 78년
월간문학 신인상에 단편 "사자의 춤"이 당선돼 등단했다.

이후 "현대문학" "소설문학" 등 문예지 편집자로 활동하면서 창작집
"오월에서 사월까지" "이명" "숨은 사랑"을 냈다.

장편소설로는 "인간의 숲"(86) "아들 나라"(90) "신국"(95) 등이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12월 6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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