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문화부 주최 "한국문학포럼"이 28일 오후 7시(한국시각 29일
오전 3시) 파리 바스티유 오페라극장 올리비에 미시앵홀에서 개막됐다.

노동자들의 파업으로 파리전역의 지하철이 마비되는 등 어수선한
사회분위기에도 불구하고 이날 개막식에는 저널리스트이자 소설가인
미셸 폴락, 장 디뉴예술진흥협 회장, 프랑수아 로슈외무성국제교류국부
국장 등 프랑스의 문인 및 정부관료, 언론계 인사, 출판 관계자 등
430여명이 참석, 한국문학에 대한 프랑스측의 높은 기대와 관심을
반영했다.

박완서 황동규 최인훈 조세희 김원일 윤흥길 고은 이문열 이균영
오정희 한말숙 최윤 신경림씨 등 공식 초청 작가 13명과 평론가 김치수
김윤식 이선영씨, 손기상 삼성문화재단 상무 등 한국측 관계자들도 다수
참석한 이 자리에서 행사를 주관한 장 세바스티앙 뒤피 프랑스국립도서센터
회장은 환영사를 통해 "이번 문학포럼이 프랑스의 독자들에게 오늘의
한국문학, 나아가 한국이라는 나라와 진정으로 만날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답사를 맡은 장선섭주불한국대사는 "한국문학포럼은 한국과
프랑스 양국민의 상호이해와 우호증진을 위한 촉매제 역할을 할 것"이라며
이 행사가 양국의 교류를 더욱 심화시키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는 장대사의 답사에 이어 번역문학가인 파트릭 모리스씨의
한국문학소개, 사진작가 장 폴 파르지에씨가 제작한 영화(한국작가 및
풍물소개)상영순으로 진행됐다.

한국문학작품을 전문적으로 번역출간해온 악트쉬드출판사의 편집장
베르트낭 피씨는 "한국문학은 역사와 현실을 비중있게 다루면서 인간에
대한 관심 또한 놓치지 않고 있다"며 일본문학에 비해 훨씬 설득력이
있을뿐 아니라 채산성면에서도 전망이 밝다고 전했다.

또 문학평론가 클로드 미셸 클리니씨는 "박완서 이문열 고은씨 등을
한국문단의 대표작가로 생각한다"며 이들의 작품은 이미 프랑스 독자들로
부터 폭넓은 공감을 얻고 있다고 덧붙였다.

프랑스 문화부산하 국립도서센터가 주관한 이번 문학포럼은 개막식에
이어 12월7일까지 파리 보르도 라로쉘 몽펠리에 등 프랑스 8개도시와
벨기에의 브뤼셀에서 펼쳐진다.

내용은 토론회 작품낭송회 작가와의 만남 등.

조성장 주불한국문화원장은 "르몽드지의 3면에 걸친 보도와 "마가진
리테레르" "리" 등 문예지의 한국문학특집기획이 있기는 했지만 파업
등으로 행사에 차질이 생기지 않을까 걱정을 많이 했는데 뜻밖에
대성황을 이뤘다"며 "앞으로 프랑스 전역에 한국문학붐이 크게 일것"
이라고 내다봤다.

< 파리 = 박성희 문화부장 >

(한국경제신문 1995년 11월 3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