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속에 인디언"은 아마존 정글에서 자란 12살 소년이 파리 한복판
에서 벌이는 해프닝을 그린 영화다.

프랑스판 "부시맨".

새로운 소재는 아니지만 여기에는 할리우드 코미디와 구분되는 웃음의
깊이가 있다.

미국식 유머가 직법화법을 즐겨 쓰는 몸짓언어인데 비해 유럽식 웃음은
간접화법과 상황연출로 빚어낸 감각언어.

비슷한 얘기라도 웃음의 색깔이 이처럼 다른 이유는 유머를 향유하는
감각과 이를 표현하는 방법의 차이 때문.

에르베 팔뤼드감독이 처음 의도한 것은 물질문명에 길들여진 한
현대인이 전혀 낯선 환경에 처했을때의 반응이었지만 그는 결국
정반대의 경우에서 해답을 찾았다.

동시대의 공간위에 문명의 과거와 현재를 대비시킨 것.

최근 개봉돼 4,000억원 이상의 수입을 올리며 "레옹"을 앞지른
이 영화를 월트 디즈니가 미국판으로 리메이크하려는 것도 이같은
"웃음의 양식"에 대한 새로움 때문이다.

얘기는 현물거래업자인 스테판(티에리 레르미트분)이 오래 별거중인
아내와 이혼하기 위해 아마존으로 찾아가면서부터 시작된다.

그는 얼마전 사들인 콩의 가격이 폭등해 엄청난 돈을 손에 넣게
됐으며 한달후엔 젊은 미녀와 결혼할 예정이다.

아마존에 도착한 그는 13년전 떠난 아내가 임신중이었으며 아들이
인디언들과 함께 자라고 있음을 발견하고 당황한다.

아내는 이혼조건으로 아들 미미 시쿠(르드빅 브리앙드분)의 파리구경을
내세우고 난감한 스테판은 말썽꾸러기를 데리고 돌아온다.

파리에서 로빈훗의 만행은 끝이 없다.

타잔 차림에 큰 활을 어깨에 두르고 화살로 잡은 이웃집 비둘기를
허리에 찬채 개선문을 지나 샹제리제 거리를 활보한다.

고향의 바위산을 닮은 에펠탑으로 기어오르거나 아빠의 동료가 애지중지
하는 어항속 열대어를 구워먹는 등 온갖 만행을 일삼는다.

그의 대담한 연기가 영화를 끌어가는 원동력.

( 28일 개봉 )


(한국경제신문 1995년 10월 28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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