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부터 10년전인 85년만 해도 유럽공동체(EC)의 창설이 장기간의 경기
침체와 국가간 주도권다툼만 야기시키리라는 비관적 예측을 한 사람은 거의
없었다.

또 인터넷을 통해 지구상 어디에서나 원하는 정보를 얻고 그같은 상황에서
비즈니스를 하게되리라는 생각을 한 사람도 없었다.

과연 미래를 어떻게 예측할 수 있을까.

새로운 사업을 위한 의사결정때 미래라는 변수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자본주의이후의 사회" "신경영창조"의 저자이자 금세기 최고의 석학으로
꼽히는 피터 드러커가 최근 "대변혁시대의 경영"(원제: MANAGING IN A
GREAT TIME OF CHANGE.트루먼 탤리간)을 펴내 화제를 모으고 있다.

드러커는 이책에서 이제는 어쩔 수 없이 현실이 된 변화에 경영자들이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를 다루고 있다.

미래를 예언하기보다 경영자들이 미래를 만들기 위해 관심을 가져야 할일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

그는 우선 사람은 미래에 대한 의사결정을 할 수 없다고 전제한다.

의사결정이란 행동에 대한 약속이며 행동은 현재에만 가능하다는 것.

따라서 현재의 행동이 미래를 결정하는 유일한 길이므로 현실을 직시하라고
충고한다.

드러커는 이어 현실적인 변화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하고 있다.

대기업은 1차세계대전 이후 안정적인 일자리로 여겨져 왔으나 이제 이들
대기업은 더이상 고용면에서의 성장을 바라지 않는다.

실제로 지난10년동안 포천지 선정 500대기업의 고용인구비율은 30%에서
13%로 줄어들었다.

그는 또 기업조직 내부 곳곳에 스며든 정보시스템에 대해서도 언급하고
있다.

정보시스템은 이제 경영자의 필수적인 자원이자 조직의 골격으로 자리잡고
있다.

따라서 경영에서 어떠한 정보가 필요한지, 자신이 알아야할 것이 무엇인지
를 선별하는 정보 활용능력이 경영자의 필수요건이 되고 있다는 것이
드러커의 지적이다.

그는 특히 리엔지니어링등 경영혁신기법의 요체는 본질적으로 조직을 물건
의 유통으로부터 정보의 유통으로 바꾸는 것이라고 얘기한다.

드러커는 따라서 경영자에게 있어 직관력이 분석력보다 더 중요한 시대가
왔다고 밝힌다.

경영자란 각종 자원을 결합하는 사람이자 기회와 시기에 대한 냄새를 맡는
종합적 능력을 가진 사람이다.

새로운 조직의 사회에서는 무엇이 일어날 것인가를 궁금해하고 예측하려
하기보다 이미 존재하는 것의 패턴을 인식하는 것이 미래에 대처하는 방법
이라는 주장이다.

그는 덧붙여 경영자들이 이제 매니저보다는 집행자로 변해야 한다고 강조
한다.

나아가 새로운 조직은 상호이해와 책임을 바탕으로 해야 한다고 역설하고
있다.

< 오춘호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10월 1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