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경 서평위원회 선정

저자 : 방석호 저
출판사 : 법문사 간

오랜 가뭄끝에 단비가 한줄기 내렸을때 느끼는 청량감을 아는가.

그 비가 더위를 식혀주는 것은 물론 해갈을 시켜주기까지 한다면 더욱
고마운 일이리라.

홍익대 법학과 방석호교수가 지은 "미디어 법학"을 처음 접했을때의
느낌이 이러했고 이 희귀한 책이 지적 갈증을 풀어준 것을 고맙게
느꼈다.

전자매체의 발달과 보급으로 인하여 정보화 사회는 우리에게 급속도로
다가오고 있지만 그동안 세계적인 동향이나 경제정책적 접근방법에 의한
추상적 논의외에 현실적으로 구체적 실천 프로그램을 담은 연구결과가
없던 차에 방송법학과 통신법학및 언론법학등 이른바 정보법학(information
law)의 분야를 모두 망라하여 체계적으로 분석 정리한 우리나라 최초의
소프트웨어적 전문서가 출현했다는 것은 참으로 학계의 경사라고 아니할
수 없다.

우선 평자와 같은 법학도의 입장에서 볼때 법학 각 분야간,그리고 법학
인접 사회과학간에 학제적 연구교류가 거의 없는 학문풍토에서 저자는
각종 공사법이나 국제거래법 경쟁법 지적소유권법등의 각 분야를
자유자재하게 넘나들면서 정보유통 방송서비스와 WTO(세계무역기구)
언론의 자유 알권리 프라이버시 명예훼손 광고문제 그리고 방송에
대한 법적규제의 문제점등에 대하여 외국 이론과 판례들이 우리의
현실과 제도속에서 어떻게 접목되고 응용가능한지를 비판적으로
실험 검증하고 있다.

또한 미국의 정보고속도로 개념이나 우리의 초고속망등 방송과 통신이
융합되면서 나타나는 현상에서 개별사업자끼리의 차원에서뿐만 아니라
산업대 산업차원에서 공정경쟁의 문제를 접근하려 했고, 각 방송매체에
따른 저작권의 문제를 개별사업자의 지위와 역할속에서 분석하려는
시도들은 이제까지의 법학이 주어진 법에서 현실을 보던 방법론에서
탈피,거꾸로 현실에서 법을 바라보면서 해석 적용하고자 하는 시도라는
점에서 저자의 노력과 통찰력이 돋보인다.

이 귀중한 저서에서 접하게 되는 참신한 접근방법과 현실감각 그리고
국제적 통찰력은 아마도 저자가 통신과 방송에 관한 국제협상,국내 각종
관련입법및 주요한 사업자 선정과정에 두루 참여한 경력에서 배양된
것으로 생각된다.

따라서 그가 본서에서 전개하고 있는 주장이 대부분 현재 입법 예고중인
방송법 개정안에 반영된 것도 우연이 아닐 것이다.

방송법치주의를 주장하고 이를통해 법의 의미를 규제하기위한 것이
아니라 방송발전을 도와주기 위한 개념으로 설정, 이를 방송매체에
접목시키고자 한 저자의 주장과 생각은 주로 정치논리에 의해 좌우되었던
우리의 언론현실과 미약한 관련산업을 발달된 제도와 법의 틀속에서 빨리
발전시킴으로써 우리의 경제력을 키울수 있는 길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법"의 의미까지도 다시한번 생각하게 하고있다.

"미디어 법학"이 학계는 물론 언론인 법조인 공무원및 정책담당자
연구기관 그리고 관련사업자 모두에게 귀중한 자료와 지침서로서
쓰여지고 담겨진 주장들이 가까운 시일내에 보편성을 얻게 될것을
의심하지 않는다.

송상현 <서울대교수.법학>

(한국경제신문 1995년 10월 1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