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지적창조행위는 가장 신성한 것이라고들 얘기한다.

지적행위의 산물 또한 인류역사를 발전시키는 원동력이 되어 왔다.

이러한 지적산물을 재산으로 보호하려는 움직임은 시민사회가 성숙되면서
본격화돼 20세기말에는 국가간 분쟁거리까지 되고 있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아직까지 이에 대한 인식이 미흡한 상태이다.

황종환 한국지적재산관리재단 이사장은 10여년간 변리사로 활동하면서
이분야에 대한 국내기업과 일반인들의 이해 부족을 절감했다.

그가 펴낸 "돈이 되는 나무"(한국지적재산관리재단간)는 바로 지적재산에
대한 일반의 인식을 제고시키기 위한 것.

"지적재산권은 개인의 지적창작물을 재산으로 보호할 수 있는 권리입니다.
특허 실용신안 상표및 의장등의 산업적인 측면이 강조된 산업재산권과
문학.학술 또는 예술의 범위에 속하는 저작물을 보호하는 저작권으로
이뤄지죠. 최근엔 컴퓨터프로그램,영업비밀,반도체칩상품화권,프랜차이징
등도 지적재산권의 범주에 들어가고 있어요"

그는 앞으로의 사회는 정보와 지식등 무형의 가치가 더욱 중시될
것이라고 말한다.

"60년대초 미국을 비롯한 선진제국은 개발도상국들의 값싼 노동력과
덤핑수출로 가격경쟁에서 우위를 빼앗기자 타개책으로 지식분야의
보호를 서둘렀습니다.

그 결과가 우루과이라운드 지적재산권협상으로 나왔죠. 근래에는 유럽이
디자인 보호를 서두르고 있습니다. 영토나 시장식민지 시대에서 지적식민지
시대로 옮겨가고 있는 것이죠"

이같은 상황에도 불구하고 국내기업들은 지적재산에 대한 마인드가
거의 없다고 지적한다.

"7만2,000여개 국내기업중 한건의 특허나 실용신안이라도 갖고 있는
곳은 2,000여업체에 불과합니다. 7만여업체가 단 한건의 지적재산권도
없는 것이죠. 우리기업들은 자체기술과 정보를 소홀히 하고 있어요.
인식전환이 시급합니다"

황이사장은 특히 소극적으로 자신의 지적재산을 방어하는데 급급하지
말고 세계의 재산으로 만들어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한다.

"한국의 김치를 일본이 개발, 특허를 내 세계에 팔고 있습니다. 독일의
한 기술자는 온돌을 개량, 특허권을 땄습니다. 최근에는 전통음료인 식혜를
외국회사들이 탐내고 있는 형편입니다"

베끼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던 단계에서 벗어나 모든 분야에서 새로운
창조를 위한 노력이 경주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황이사장은 고려대법대를 거쳐 고려대식품공업과 대학원과정을 마치고
변리사에 합격,아시아태평양 국제특허법률사무소와 한빛지적소유권센터를
운영했다.

지난 4월 지적재산권관리재단을 설립했다.

< 오춘호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10월 1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