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기까지만 해도 서울은 인구 20만명 정도의 작은 도읍이었다.

지금은 인구 1,100만명의 거대도시다.

100년만에 무려 50배 이상 증가한 셈이다.

21세기의 서울은 어떤 모습일까.

국토개발연구원 이건영원장(50)은 도시계획가로서 서울의 미래에 대해
누구보다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

그가 최근 펴낸 "서울21세기"(한국경제신문사간 8,000원)는 그같은 관심의
소산이다.

"서울은 이제 특별시가 아닙니다.

단순한 25개구의 집합체도 아니지요.

행정권역은 비록 605제곱킬로미터의 틀에 둘러싸여 있지만 실질적인
생활권은 수도권전역이지요" 이원장은 서울은 전세계에서 유래를 찾을 수
없을 만큼 빠른 속도로 성장해왔다고 말한다.

면적이나 인구가 너무 급작스럽게 증가했다는 것.그러나 인구증가세는
근래 약간 주춤하고 있다고 전한다.

"선진국의 대도시들은 인구가 줄어들고 있어요. 대도시에서 시골로
빠져나가는 이른바 U턴현상이 나타나고있는 것이지요.

최근 서울인구의 감소가 신도시개발로 인한 일시적현상인지 아니면
U턴현상인지는 아직 두고봐야 합니다"

그는 또 지방자치제 실시에 따른 서울의 변화를 지적한다.

서울이 점점 광역화되면서 교통 주택 상수도 하수도등 서울과 주변
지방정부간에 풀어야할 문제들이 늘고 있다는 것.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간 역할분담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상황인 만큼
지방정부와 지방정부간의 갈등은 심각한 형편입니다.

서울시도 스스로를 지방자치체의 하나로 인식해 다른 지방자치체와 대등한
입장에서 문제를 해결해야할 것입니다"

이원장은 특히 서울의 미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을 환경문제라고 말한다.

"대기오염뿐만이 아니라 서울의 생명수인 한강도 오염이 심각한 상태지요.

93년 서울시민 여론조사에 의하면 서울시민의 99%가 서울의 환경오염이
심각하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국제적인 도시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환경과 도시생태계를 회복시켜
자연과의 접촉이 풍부히 이뤄지는 쾌적한 도시로 거듭나야 한다는 주장이다.

"산업사회에서 서울이 비즈니스의 중심지였다면 21세기 후기산업사회에서의
서울은 문화와 관광등 이른바 소프트산업의 중심지로 자리매김될 것입니다.
정보화에 맞춰 통신서비스의 거점역할도 하게 되겠구요"

그는 21세기의 서울은 참으로 놀라운 변화를 겪을 것이라고 얘기한다.

그러나 바람직한 서울의 모습은 우리가 어떻게 대처하고 가꾸어나가느냐에
달려있다고 말한다.

이원장은 경기도 용인출생으로 서울공대건축학과 재학중 도미,
노스웨스턴대에서 도시계획학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귀국후 국토개발연구원
교통연구실장기획조정실장을 거쳐 건설부차관을 역임했다.

< 오춘호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9월 2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