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진서양화가 오승우씨(65)가 10여년에 걸쳐 그린 우리나라의 명산
100곳을 보여주는 "오승우백산전"을 13~24일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580-1641)에서 연다.

"외국의 유명미술관을 돌아보다 보니 우리나라에 내세울만한 대작이
많지 않다는 점이 아쉬웠습니다.

태어나 자란곳이 내륙지방이어서 산에 대한 향수가 항상 마음속에
있는데다 대작의 소재로 산이 가장 적합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산을 그리다보니 나중에는 조국을 그린다는 의무감같은게 생겨 숙연한
마음으로 작업에 임했다고 말하는 오씨는 작품 하나하나마다 혼신의
힘을 다했다고 전했다.

출품작은 100~500호짜리 대작들.예술의전당 미술관을 가득 채울
정도의 엄청난 작업이다.

기존작가들이 올려다 본 산을 주로 그린데 반해 자신은 위에서
내려다 본 산을 그렸다고 설명한 오씨는 산의 진면목을 담으려면
멀리서 바라 보는것보다 산속에 들어가 그 내부를 엿볼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산은 쉽게 속살을 드러내지 않는 속성을 지녔어요.

산의 속살을 훔쳐보기위해 등산로가 아닌 험로를 택하다 보니 위험한
고비도 많이 넘겼지요"

그는 아울러 "백두산 한라산 설악산 지리산등 명산들도 좋지만
태백간두의 밀양부근에 있는 영취산 간월산 취서산 천왕산등이 특히
아름다웠다"고 소개했다.

오씨는 우리나라 서양화단의 선구자이며 애국지사였던 오지호화백의
아들로 조선대를 나와 국전 추천.

초대작가와 심사위원을 역임했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9월 1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