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는이의 감성을 자극할 러브스토리 2편이 가을의 문턱에 선 9월
안방극장을 찾는다.

워렌 비티와 아네트 베닝부부가 주연한 "러브 어페어"와 "로미오와
줄리엣"의 거장 프랑코 제피렐리가 감독한 "스패로우"가 바로 결실의
계절 가을 분위기에 잘어울리는 비디오들.

"러브 어페어"는 리오 매케리감독이 1939년과 57년에 2번 영화화했던
작품을 글렌 고든 캐런감독이 다시 리메이크한 클래식 러브스토리.

각각의 약혼자가 있는 남자와 여자의 운명적인 만남을 통해 누구나
한번쯤 경험해보고 싶어할 격정적인 사랑을 카메라 앵글에 담았다.

동시에 엔리오 모리꼬네 특유의 영화음악과 함께 펼쳐지는 20대의
순수한 감성이 이 영화가 갖는 특별한 매력이다.

전직 미식축구 쿼터백 마이크 갬브릴(워렌 비티)은 호주행 비행기속
에서 만난 테리 맥케이(아네트 베닝)에게 색다른 감정을 느낀다.

잡작스런 엔진고장으로 비행기가 조그만 섬에 비상착륙해 여객선으로
옮겨타게되자 마이크는 테리에게 외딴섬에 살고있는 숙모를 만나러
함께가자고 제안한다.

숙모와의 만남과 그뒤 함께한 이틀동안의 여행에서 피할수없는
사랑을 느낀 이들은 3개월뒤 엠파이어 스테이트빌딩 전망대에서
만나기로 약속한다.

단 두사람 모두에게 자신의 감정이 한순간의 열병이 아니라는 확신이
있을때만 그 약속을 지킨다는 조건이다.

"스패로우"는 예비수녀의 금지된 사랑을 다룬 가슴저린 러브로망.

19세기말의 시칠리아에 콜레라가 발생하면서 전염병 예방을 위해
수녀원에도 귀향령이 내려진다.

7살때부터 수녀원에서 자란 마리아는 19세의 아름다운 숙녀로 성숙해
고향으로 돌아오고 그곳에서 만난 청년 니노를 사랑하게된다.

계절이 바뀌면서 콜레라열병이 수그러들자 수녀원으로 돌아가야하는
마리아는 니노로부터 사랑고백을 받지만 거절한다.

그러나 니노에 대한 사랑과 죄의식으로 정상적인 수녀원생활을 할수
없는 마리아는 끝내 수녀원을 뛰쳐나오고야 마는데.

마리아역의 안젤라 바티스는 10개국 6,000명이 참가한 오디션에서
발탁된 신예배우.

영화 전편을 통해 그가 보여준 가냘프면서도 청순한 연기와 그속에
배어나는 말못할 아픔이 진한 감동으로 다가온다.

감동적인 테마송으로 정평이 나있는 제피렐리감독의 영화답게 시칠리아
집시민요를 현대감각으로 편곡한 영화주제가 "You AreAlways In My
Heart"의 잔잔한 선율 또한 영화를 돋보이게는 대목이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9월 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