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들의 자전적 에세이집 출간이 붐을 이루고 있다.

배금자씨의 "이의있습니다",정기호씨의 "다시 태어난다면 나무꾼의
아내가 되어", 김난수씨의 "아기를 가졌을 땐 멜빵바지를 입어라",
박찬숙씨의 "세상을 연다 사람들을 연다", 정삼주씨의 "미망의 여울목",
허수경씨의 "허수경의 미소 한잔 눈물 두 스푼"등 최근들어 나온 책만해도
10여권에 이른다.

대부분 고백록의 성격이 강하지만 일상생활에서부터 전문 직업인의 애환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소재를 여성특유의 섬세한 감각으로 풀어나감으로써
인기를 끌고있다.

"이의있습니다"(문예당간)는 MBC"생방송 오변호사 배변호사"의 진행을
맡았던 저자의 법정이야기.

소공녀보다 영웅호걸을 좋아했던 저자는 억울하게 땅을 빼앗긴 집안사연을
듣고 판사가 되기로 결심한다.

판사를 거쳐 변호사 개업후 힘없고 배경없는 사람들을 위한 변론에 힘을
쏟는다.

특히 김보은, 김부남 사건을 맡으면서 남성위주의 가치관에 가리워진
우리사회의 왜곡된 여성문제를 바로잡기 위해 노력한다.

"다시 태어난다면 나무꾼의 아내가 되어"(삶과꿈간)는 정치인의 아내로서
파란만장한 세월을 보낸 저자의 인생수기.

고교시절 Y-TEEN이라는 서클에서 동갑내기 친구로 만나 나누었던 풋풋한
첫사랑, 남편의 정치입문과 가시밭길의 시작, 남편이 사후 시신을 세브란스
병원에 해부실습용으로 기증하기로 했다는 소식을 접했을때의 충격등을
털어놓는다.

"아기를 가졌을 땐 멜빵바지를 입어라"(동쪽나라간)는 신세대 부부들을
위한 임신 가이드.

첫 아이를 갖고 두려움과 설렘으로 고생했던 저자의 체험에 비춰
전문적이지는 않지만 첫 임신한 아내와 남편이 꼭 알고 있어야할 사항들을
이야기한다.

"세상을 연다 사람들을 연다"(서적포간)는 KBS 9시뉴스 여성앵커 1호를
기록했던 저자의 방송이야기.

방송인이 되기까지의 과정과 27년간 줄곧 뉴스와 시사 대담프로만을
전문적으로 진행하면서 겪은 개인적 에피소드들을 들려준다.

여성들의 사회진출이 급증하면서 교사 작가 변호사 기자 아나운서 MC등
저자들의 직업이 다양해진 것이 특징.

여성들의 사회적 지위가 높아지고 자기표현의 욕구가 크게 늘면서
앞으로도 이런 유의 책들이 지속적인 인기를 끌것으로 전망된다.

< 영 >

(한국경제신문 1995년 8월 2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