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경 서평위원회 선정
앨빈 토플러저 이규행 감역
한국경제신문사간


오늘날 지구촌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말을 꼽으라면 아마도 "변화"라는
어휘가 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그런데 이 말의 의미를 가장 실감있게 전세계인에게 전파시킨 사람은
다름아닌 미국의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라고 해야한다.

그는 우선 지난 70년 "미래쇼크"라는 제목의 첫번째 명저를 통해 미래에
예상되는 기술적 사회적 변화를 설파하면서 변화의 속도가 갈수록 빨라져
개인이나 집단의 적응에 많은 어려움이 따를 것임을 예고한바 있다.

그러나 이런 변화를 일류문명사적 관점에서 체계화하고 미래세계에 대한
자신의 예리한 통찰력을 완성한 것은 10년뒤인 80년에 내놓은 "제3물결"
이었다.

이 책에서 토플러는 인류문명을 산업변천의 관점에서 3단계로 구분하여
농업사회,산업사회,그리고 제3물결에 해당하는 정보화사회의 인간생활모습을
구체적인 사례와 광범위한 인터뷰결과등을 인용해가면서 평이하면서도 깊이
있게 서술했다.

"제3물결"은 토플러 저작의 진수이자 대표작에 해당한다.

그로부터 다시 10년뒤에 나온 "권력이동"이 그에 쌍벽을 이루는 명저로
평가되는 것은 제3물결사회의 변화를 이끌 힘의 원천, 부의 원천에 중대한
변화가 올 것임을 예고한 점이 많은 지도층의 관심을 끈 때문이지 기본적인
사상은 "제3물결"의 연장선상에 있다.

"권력이동"으로부터 5년만인 이번에 내놓은 "제3물결의 정치" 역시 같은
맥락이다.

즉 그것은 "제3물결"과 "권력이동"에 이은 당연한 귀결로 나온 책이다.

그는 이제까지 미래사회변화의 내용과 방향을 총체적인 관점에서 설명
또는 예측하면서 주로 가족 가정 직장 공장등 일상의 생활과, 특히 생산
소비등 경제활동에 초점을 맞춰왔다.

그런데 이번에는 제3물결사회의 정치가 어떻게 달라져야하는가로 관심을
확대한 것이다.

토플러는 이 책에서 정치변화가 가장 뒤지는 현실에 엄중한 경고를 보낸다.

사회가 변하고,경제가 변하고,사람들의 의식과 생활양식이 급속도로
변하고 있는데도 정치는 제2물결사회, 이제는 사라져가는 산업사회의 낡은
틀과 사고에서 좀처럼 벗어날줄 모르고 있다고 미국의 정치현실을 예로
들어 설명하고 있다.

유권자의 사고와 가치관이 바뀌고 있으며 무엇보다도 기존의 민주정치질서
에 중대한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한다.

구체적으로는 제3물결사회의 특징인 다품종소량화.다양화.개성화.분권화에
맞춰 다수대신 다양한 소수세력의 출현,대표의존대신 스스로가 대표하려는
경향이 혼합된 반직접 민주주의( semi direct democracy )시대의 도래가능성,
정치를 포함한 모든 결정권의 분산.분권화 경향이 나타날 것이라고 설명한다.

현존의 정치제도는 하루속히 이같은 변화를 수용하는 방향으로 변해야하며
그런 변화가 세계적인 조류로 확산되고 그 결과가 21세기의 새로운 민주주의
모습이 돼야한다고 토플러는 이 책의 맨 마지막 장에서 결론짓는다.

200쪽을 조금 넘는 4x6판의 작은 저작물이지만 앨빈 토플러가 10년단위로
저술한 그간의 명저에 담긴 내용을 간결하게 다시한번 섭렵하는외에 제3
물결사회의 정치변화방향을 읽을수 있다.

6.27지방선거를 통해 분권화와 정치변화의 가능성을 감지한 우리에게는
특히 많은 시사를 준다.

정치인 정치지망생들에게 우선적으로 일독을 권하고 싶은 책이다.

변도은(한국경제신문 주필)

(한국경제신문 1995년 7월 5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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