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란했던 고려(918-1392)문화의 진수를 한자리에 모아 보여주는 대규모
전시회가 열린다.

호암미술관(관장 홍나희)은 광복50주년을 기념, 15일-9월10일 서울
중구 순화동 호암갤러리에서 "대고려국보전-위대한 문화유산을 찾아서"를
마련한다.

전시작은 불상 범종 불화 도자기 금속공예 나전칠기 회화 서예 팔만
대장경등 260여점.

국내외 유명 박물관과 미술관 사찰등에 보관돼 그동안 교과서에서나
볼 수 있었거나 아예 볼 기회조차 없던 명품들이다.

이가운데는 또 국보 25점,보물 19점과 일본 됴쿄및 교토박물관에서
들여온 25점,영국 대영박물관과 미국 메트로폴리탄박물관 소장작 1점씩이
포함돼 있다.

고려시대는 우리 역사상 가장 많은 외침을 받았음에도 불구, 훌륭한
문화유산을 남겼다.

불교와 귀족정치를 근간으로 섬세하고 화려한 예술문화를 일구어냈다.

그러나 왕조가 바뀌자 문화자체가 평가절하돼 고려청자나 불화 팔만
대장경등 일부를 제외하고는 그 가치와 위대성이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다.

따라서 이번 "대고려국보전"은 고려문화의 재발견을 통해 그 우수성을
새롭게 평가하려는 것이 취지.

출품작은 불화 11점, 사경판경 5점, 전적류 6점, 회화 8점, 서예및
탁본 7점, 나전칠기 8점, 은입사공예 18점, 도자기 35점, 불상 10점,
일반금속공예 1백6점등.

특히 나전칠기는 고려청자의 상감기법이 가미된 독특한 양식의 명품
이며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걸작.

국내에 단1점밖에 없는 고려나전칠기가 일반에 공개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해외에서 들여온 7점등 총8점이 한꺼번에 모습을 드러낸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또 세계최대 불화로 꼽히는 "수월관음도"(4백20x
2백54)가 선보일 예정이어서 관심을 모은다.

일본 경신사에 소장돼있는 수월관음도는 1310년 김우운이 그린 것으로
일반적인 관음도와 달리 관음보살이 오른쪽을 바라보는 특이한 모습을
하고 있다.

대영박물관소장의 "청자진사채당초문대접"은 산화동을 이용한 화학처리
기법등에서 유럽보다 200여년이나 앞선 고려 도자기술의 진수를 보여주는
최고의 명품.

그런가하면 아직까지 1점도 전해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진 고려산수화
3점도 소개될 예정이다.

전국립중앙박물관장 한병삼씨는 ""해애제세한삼우도"등 3점의 회화는
고려시대것으로 단정지을 수는 없으나 기법상 원의 화풍과 확연히 다르며
조선회화보다 앞선 형태를 띠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호암미술관측은 "고려시대는 여러면에서 중국의 영향에서 벗어나
독창적인 우리문화를 형성한 중요한 시기였음에도 불구, 그동안 너무
소홀하게 다뤄져 왔다"고 밝히고 따라서 이번 전시회는 고려문화 전체를
재평가하는 전국민적 역사교육장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꾸몄다고 전했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7월 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