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의 연극.가극 전용극장인 원각사를 복원한 정동극장이 연극.국악
전문소극장으로 문을 연다.

17일 오후3시30분 개관되는 정동극장은 91년 "연극.영화의 해"에
연극인을 비롯한 문화예술인들이 연극.국악공연장 확보를 요청함에
따라 문체부가 93년11월 복원공사에 들어감으로써 탄생됐다.

총49억원을 들여 서울정동 미대사관저옆에 세워진 정동극장은 대지
454평 연건평 503평에 지하3층 지상2층의 현대식 건물. 400석의 객석을
갖춘 중형극장으로 장충동 국립극장의 분관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그러나 원각사복원건물이라는 역사적 의미와 서울도심의 공연장이라는
이점에도 불구하고 그 출발이 순조롭지 못해 많은사람들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개관축하프로그램중 상당수가 무대및 객석 재정비를 이유로 갑자기
연기됐는가 하면 극장운용을 위한 재정과 인원 확보가 제대로 안돼
17일 개관식이 겉치레행사라는 비난을 사고 있는 것.

현재 "정동극장"이라는 글씨가 눈에 띄지 않는다는 이유로 현판
교체작업을 벌이고 있으며 6월말부터 객석확장을 위한 전면보수공사를
시행할 예정.

이에따라 국립극단의 "허생전"(고승길연출,17~26일)을 제외한
"명인.명창전" "직장인을위한 정오무대""토요상설 전통예술무대"등의
공연이 모두 8월말이후로 연기됐다.

또 문체부와 재경원등 정부부처간의 협조부족으로 극장운영을 위한
예산및 전문인력이 확보되지 않아 운영을 맡게된 국립극장의 부담이
큰 것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따라서 문화계인사들은 모처럼 서울도심에 생겨난 문화공간인 만큼
빠른 시일내에 정동극장이 제자리를 찾을수 있는 방안이 나와야한다고
입을 모으고있다.

한편 개관공연작 "허생전"은 박지원의 한문소설을 현대적으로 각색한
내용에 꼭두각시놀음 길굿 탈놀이 장타령등 전통놀이를 곁들여 총9마당으로
구성한 극.권성덕 박상규 장민호씨등 국립극단배우 20여명이 출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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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신문 1995년 6월 1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