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년대와 90년대,연륜과 감각으로 대변되는 2편의 연극이 정면 대결을
벌인다.

극단가교의 창단30주년 기념공연작인 뮤지컬 "철부지들(FANTASTICKS)"
(톰 존스작 양재성연출,16~26일 예술의전당토월극장)과 극단봉원패의
두번째 작품인 키노드라마 "물총"(박구홍.주찬옥작 윤영선연출,17일부터
대학로극장)이 맞대결을 펼치는 것.

뮤지컬 "철부지들"은 73년 초연돼 전국적으로 300회이상 공연된 화제작.

이번 공연에서는 초연 당시 천막무대에서 함께 호흡을 맞춘 박인환
최주봉 윤문식 김진태 양재성씨등 연예계 중진들이 다시모여 세월의
무게가 쌓인 중후한 무대를 보여주게 된다.

특유의 몸짓과 함께 노래를 들려주는 박인환 최주봉 윤문식씨는
중앙대 연극영화과 64학번 동기생이며 김진태씨는 69학번,연출가로
변신한 양재성씨는 65학번으로 선후배사이.

극단 가교는 또 이번 공연을 규모가 큰 원작과 달리 온가족이 함께
볼 수 있는 작은무대의 서사뮤지컬로 꾸몄다.

내용은 한 젊은이가 갖은 방황끝에 참사랑을 찾아가는 이야기. 연출을
맡은 양재성씨는 "50대 연기자가 흔치않은 연극계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 한편으로 관객용과 학자.평론가용 연극이 따로 존재하는 우리
연극계 실정을 바꿔보고자 했다"고 밝혔다. 741-6705

한편 극단봉원패의 키노드라마"물총"은 영화속에서 살아가는 충무로
인간군상들의 삶과 정열,희망과 좌절을 영상기법에 담아 무대화한
것으로 90년대 사회의 한 단면을 엿보게 한다.

대형 멀티비전과 모니터,각종 영화촬영기자재,벽면을 가득메운 영화장면과
인물그림으로 장식되는 무대를 통해 공연장을 실제 영화제작이 이뤄지는
공간으로 만들고 있다.

별볼일없는 무명배우 병호가 충무로바닥에서 겪는 인생역정과 사랑이
기둥줄거리로 빠른 템포의 극전개가 돋보인다.

1시간40분간 계속되는 공연동안 "나홀로 집에""펄프픽션""천장지구"등의
영화를 패러디한 장면을 도입,새로운 감각의 무대를 선보일 예정이다.

롱런중인 "여자는 무엇으로 사는가"에 이은 봉원패의 두번째작품인
"물총"에는 또 다양한 스탭진이 참여, 눈길을 끈다.

공동집필한 부부작가 박구홍.주찬옥씨를 비롯 무대세트 디자이너로
변신한 소설가 이제하씨,극중 영상장면을 연출한 영화감독 이미례씨,
드라마 트루기를 담당한 원담스님등이 함께한 이색무대다.

연출은 지난해 "사팔뜨기 선문답"(연우무대)으로 역량을 인정받은
윤영선씨가 맡았다. 764-6052

(한국경제신문 1995년 6월 15일자).